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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줄이 말라 인건비도 못준다” 광주·전남 설 체감 경기 빨간불
임금체불 전년대비 57% 증가 근로자 고통
위니아발 제조업 위기, 건설사 줄도산 우려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년주택 개발사업 공사장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태영건설 측에 임금체불 문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경기가 어렵다 어렵다 했는데 지금은 진짜 위기다” “돈줄이 말라 인건비도 못 줄 상황이다”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제조·건설업계가 꽁꽁 얼어붙은 경기침체로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체불임금이 늘고 있는데다 법인 파산·회생 신청마저 증가하면서 각종 경기 지표는 하락하면서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7일 광주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광주청 관할 지역 내 사업장에서 신고된 임금 체불액은 631억여 원(1만 301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임금 체불액 402억여 원(1만 1532건)과 비교하면 체불 규모가 57%가량 증가했다.한달에 1000건 가량의 체불임금이 현장에서 나오는 셈이다. 알려지지 않은 비공식 체불임금 사례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 제조업과 건설업이 임금 체불 규모 증가를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제조업에서는 광주에 주요 생산 거점을 둔 대유위니아 가전 계열사들이 잇따라 법정 관리로 내몰리면서 발생한 대규모 임금·퇴직금 체불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위니아 계열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도 조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추가 체불 피해도 우려된다.

전국도 상황의 비슷하다. 최근 6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임금체불액은 8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체불임금의 52%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있었고 제조업일수록, 30인 미만의 소기업일수록 체불액이 높았다.

미분양과 유동성 위기에 휘말린 지역 건설업계의 상황은 심상치 않다.

매년 전체 임금 체불액 중 20% 가량이 건설업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계기로 건설업 전반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발 유동성 위기가 지역에도 확산하고 있다.

실제 최근 2달 사이 20여곳이 넘는 건설사가 폐업됐고 자발적 폐업은 더 큰 상황이다.

공사가 지연 또는 중단되는 현장이 속속 발생하고 있고, 최근에는 지역 건설기계 장비 노동자들이 현장 43곳에서 10억 대 체불이 발생했다며 대책 마련을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건설사 자금난에 따른 하도급 업체의 대금 지급이 힘들어지면서 일용직 인건비도 지급하지 못하는 현장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체불 예방·조기 청산 활동에 적극 나섰다. 공사액 30억 이상 민간 건설 현장 16곳과 상습 신고 사업장 등지에서 체불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해 광주지법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은 48건으로 2022년 32건과 비교하면 16건이나 증가했다.

광주지법이 맡은 회생 합의(법인 회생) 사건 역시 2022년 23건에서 2023년 52건으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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