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혁신당(가칭)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 이낙연 전 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4월 총선에서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구에 출마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의 ‘개혁신당’과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의 미래대연합’ 등이 이낙연 전 총리의 총선 출마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만약 이 전 총리가 광주나 전남을 지역구로 선택하면 시계제로의 총선 가늠자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전남 영광출신의 이 전 총리는 담양, 장성, 함평, 영광 지역구에서 내리 국회의원을 지냈고 전남도지사까지 역임했다. 광주전남은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은 높지만 미리 텃밭을 다지고 있었던 예비후보들과 현역 의원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이 전 총리의 비례대표 카드로 고려되는데 이때는 전쟁의 장수가 선봉장 대신 뒤로 숨었다는 비판을 살 수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18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낙연 전 총리께서 굉장히 신중하게 움직이고 계시고, 그리고 일을 성사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스스로도 많은 도전을 하고 계시고 판단하고 계신 걸로 보인다”면서 “이낙연 총리가 듣기에는 불편하실 수 있지만 예를 들어서 ‘뒤에서 후배들을 양성하시겠다는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서 선봉장이 돼 주십시오’ 이런 것들은 사실 이낙연 전 총리께서 이미 천명(총선 불출마)하신 방향성에 대해서 수정을 요청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총리가 당초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밝힌 총선 불출마를 계획을 접고 지역구에 출마해 선봉장이 되어 달라는 요청이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내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이 전 총리가 출마해야 한다며 광주 또는 전남 등 구체적인 지역구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김용남 전략기획위원장도 전날 ‘경향티비 구교형의 정치비상구’에 출연해 당 대 당 통합의 조건 중에 이낙연 전 총리의 출마도 포함이 돼 있느냐는 질문에 “이 전 총리의 호남 지지세가 확인돼야 함께 할 수 있다”며 “광주가 됐든 전남이 됐든 거기에 출마를 해서 보이는 퍼포먼스에 따라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도 이준석 전 대표의 이 전 총리 총선 출마 요청과 관련해 동의 의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저도 이 전 총리한테 사실 총선 불출마에 대해 개인적으로 반대한다”며 “새로운 정치가 무슨 건장한 청년이 (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전 총리는 총선 출마하는 게 혹시 기득권으로 비치지 않을까, 욕심으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아마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면서 “20%든 30%든 민심에 부합하려면 출마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 전 총리가) 광주에 출마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함께 웃고 있다. [연합]

이 전 총리가 광주·전남에서 출마하다면 선거 구도에 미치는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16대~19대까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4선에 성공했고 2014년에는 전라남도지사로 선출되는 등 전남에서 영향력은 상당하다.

또 광주·전남은 이 전 총리가 2021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순회 경선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곳이다. 이 전 총리는 당시 득표율 47.1%로 1위에 올랐다.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을 46.95%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이 전 총리가 지난해 6월 유학길을 마치고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부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는 점에서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회의적이다. 이 전 총리는 새로운미래 내에서도 후방 지원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고, 민주당 탈당을 선언할 때는 청년 정치인들을 앞세우는 등 총선 승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전 총리도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연대 조건으로 파격을 제시하며 지역구 출마를 요구한 것에 대해 “정치 공학적 통합이어선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며 출마 요구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