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광양 미분양아파트 5000만원 땡처리 할인 '파문'
입주민 "분양가 내고 입주한 우린 뭐냐" 반발
광양 지역 모 아파트 단지에 건설사의 할인 분양을 반대하는 피켓이 세워져 있다.

[헤럴드경제(광양)=박대성 기자] 전남 광양시의 한 아파트 건설업체가 미분양 적체 해소를 위해 애초 분양가에서 5000만원 이상을 깎아 재고떨이에 나서자 입주민들이 박탈감을 호소하며 반발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전체 세대의 동의를 얻지 않은 일방적인 할인 분양은 무효라며 건설업체와의 협상을 요구하는 한편 할인을 받아 입주한 세대의 전입을 훼방 놓고 집단 불이익을 경고하고 있다.

24일 광양시와 입주민들에 따르면 전용면적 84㎡(약 34평)의 면적으로 구성된 아파트는 1114세대가 올 초 입주했으나 미분양 세대(76세대)와 잔금 미납으로 인한 계약 해지 세대(118세대) 등 194채가 최근 할인 분양시장에 나왔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20년 분양 당시 3억 2000만원(기준층 기준) 안팎에 분양 됐으나, 광양시의 난개발식 택지개발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인 채로 올 초 입주가 시작됐다.

미분양 소진에 나선 건설업체와 시행사는 자금회수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하고 할인 분양가를 제시하고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를 통해 입주자 모집에 나선 상태다.

이 업체는 34평 미분양 물량을 2억 4000만원(저층)~2억 7000만원대(기준층)에 확장비까지 무료라고 홍보하며 최소 5000만원 이상의 할인가를 내세우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기존 입주세대는 입주민 비상대책위윈회를 구성하고 할인 분양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기존 입주자들은 "제 값 주고 입주한 우리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됐다"거나 "가만히 있었으면 할인분양 받았을 텐데, 청약 넣은 우리는 바보냐"며 건설사를 상대로 할인분양 방침 철회와 분양 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아파트 입주민 의결 사항이 담긴 게시글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입주민들이 아파트 곳곳에 붙인 안내문을 보면 ▲주차료 1대당 50배 적용 ▲커뮤니티 및 공용 부대시설 사용 불가 ▲이사 시 엘리베이터 사용료 500만원부터 ▲할인 분양 세대 입주불가 등의 문구를 붙이고 전입을 방해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그 내용이 확산되고 있는데 할인 분양을 받으려는 주민들과의 갈등도 잉태되고 있다.

입주 예정자 김모(47)씨는 "이 아파트 시세를 보면 분양가보다도 더 떨어진 2억원 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할인분양이라고 해서 큰 메리트가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건설업체는 "현재 할인분양 판매를 업무를 잠시 보류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진행 중이므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올 초에는 포스코건설(이앤씨)이 시공사로 참여한 '더샾 라크포엠' 아파트의 경우 분양에 나섰으나 광양지역 청약 경쟁률과 분양 계약률이 낮자 시행사가 일방적으로 분양 계약을 취소하고 위약금까지 물어주기도 했다.

여수·순천과 달리 광양지역 아파트 미분양이 많다보니 광양읍 지역 모 분양아파트 등의 경우도 은행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건설사가 막판 '털어내기식' 할인 분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광양시에서도 건설업체의 분양 할인은 법적 신고나 허가사항이 아니어서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청 관계자는 "올해 1월 준공 승인이 나고 입주자 모집이 완료된 것으로 보아 미분양 물량 소진을 위한 할인 분양은 신고사항이거나 법적으로 허가 사항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달 초 발표한 '제 80차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공고'에 의하면 전남 광양시와 경기 안성시, 울산 울주군, 경북 포항·경주시 등 전국 11개 지역이 미분양 관리지역에 지정됐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