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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년 울어도 눈물은 흐르고 흘렀다”…‘누가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나’
눈물 흘리는 오월 어머니회[연합]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43년이 흘려도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18일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이 열린 국립 5·18민주묘지는 올해도 어김 없이 슬픔과 한탄에 잠겼다.

남편 또는 자식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은 애달픈 사연이 대형 화면에 송출되자 저마다의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가족을 잃고 지낸 세월 반평생이 지나, 눈물을 흘리고 흘렸지만 그리움과 슬픔,분노는 여전했다.

소복을 입은 백발의 오월 어머니들은 기구한 사연을 간직한 서로의 손을 잡아주며 위로했다.

기념식장을 찾은 시민 추모객들도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어머니들의 아픔을 함께했다.

바로 옆에서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윤석열 대통령도 눈을 질끈 감거나 시종일관 애달픈 표정으로 기념식 자리를 지켰다.

오월의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때는 하나가 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별, 나이, 정치색을 구분하지 않고 참가자들은 옆에 앉은 사람과 손을 맞잡으며 하나가 됐다.

불끈 쥔 주먹을 위아래로 흔든 윤 대통령도 오월 어머니들과 한목소리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윤 대통령은 비옷을 입지 않고 우산을 쓰지 않은 채, 기념식 내내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았다.

기념식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열사 묘역까지 참배한 뒤 자리를 떴고, 5·18 민주화운기념식 참석자들도 열사 묘역으로 이동해 오월 영령을 기렸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묘비 옆 영정사진 속 열사들의 앳된 얼굴을 바라보며 울음을 터트렸다.

마스크를 벗어 눈물을 닦아낸 한 유족은 “영겁의 세월이 흘러도 아픔은 잊히지 않는다”며 “43년이 지나도 슬퍼하는 오월 어머니의 모습이 우리의 미래 같다”고 울음을 삼켰다.

80년 5월이 43년이 지난 지금, 자식과 남편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은 5월 18일 오늘도 그렇게 울었다.

그동안 울고 울었어도 눈물은 흐르고 흘러, 마르지 않았다. 누가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가.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추모객들이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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