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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사업’에 사활 거는 은행들
인천국제공항 환전소 입점경쟁 치열
국민銀, 임차료에 분기당 150억 지불
업계 “향후 환율이 실적 가른다” 전망



각 은행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올해만 총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차료를 지불하는 등 외환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홍콩 항셍중국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인해 투자 상품 판매 수수료를 벌기 여의치 않은 탓이다. 여기에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 원·달러 환율로부터 수익을 끌어내기 위한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모습이다.

▶국민은행, 공항 환전소 임차료에 분기당 150억씩 쓴다=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인천국제공항 영업·환전소를 위해 지난 분기까지 연 최저임대료인 230억원에 더해 추가로 99억400만원의 임차료를 지불했다고 4월 말 공시했다. 인천공항이 제시한 최저 임대료를 분기별로 계산하면, 분기당 약 150억원이 넘게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2014년 이후 약 10여년만에 은행 영업점과 환전소를 운영할 수 있는 사업권을 따냈다. 제2사업권과 3사업권 입점권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돌아갔다. 신한은행은 이번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

사업권을 따낸 은행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제1, 제2여객터미널 및 탑승동에서 은행 영업점과 환전소를 운영할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은행들은 연장을 포함해 최대 2033년 12월 말까지 10년간 영업할 수 있다.

각 은행들은 사업권을 따낼 때부터 치열하게 경쟁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10여년간 공항에서 영업을 하지 못한 국민은행은 입찰 금액을 신한은행보다 최대 200억원을 더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큰 1사업권자를 쟁취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은 공시를 통해 지난 1월 7억1100만원, 2월 28억8400만원의 임차료를 제공해 올해 총 35억9500만원을 추가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공항 임차료는 2021년 4억6000만원, 2022년 18억8400만원, 2023년 78억7200만원 등으로 증가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지불한 임차료가 총 140억원에 달한다.

3사업권자인 하나은행도 4월까지 100억800만원의 임차료를 추가로 제공했다고 공시했다. 하나은행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지불한 공황 환전소 임차료는 699억100만원에 해당한다.

은행들이 공항 입점에 사활을 건 이유는 ‘외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 은행은 유가증권 측면에서 외환 환산 손익이 불안정해지지만, 반대로 고환율을 활용해 더 높은 외환 수수료를 벌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ELS 등 투자상품 판매가 위축되며 비이자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경로도 ‘외환’으로 제한된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은행의 실적은 환율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을 정도다.

▶신한·우리 외환수수료이익 급증…“환거래 수수료 기회 ↑”=이런 상황에서 각 은행들은 외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도 각 금융그룹의 외환수수료 이익은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의 외환수수료 이익은 지난해 1분기 2364억원에서 올해 2642억원으로 11% 증가했다. 특히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외환수수료이익은 각각 500억원에서 664억원, 300억원에서 420억원으로 증가해 32.8%, 40%의 성장률을 보였다. KB의 경우 1120억원에서 113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는데, 이 경우 국민은행의 외환수수료와 기타 이익을 합친 수치다.

반면 하나금융의 외환수수료이익은 444억원에서 428억원으로 3.6% 하락했다. 외환거래 규모가 큰 하나은행의 경우 1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환 환산 손실도 813억원 입어 순이익 감소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향후 환전 영업 등 고환율을 통한 은행들의 수익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기업들이 불안해지고, 그게 은행의 수익성에도 긍정적이지는 않다”며 “단 환거래가 많아지면 수수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날 수 있어 은행의 영업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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