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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천만 흥행 부담? 전혀 없다”[인터뷰]
감독 되니 캐릭터 창작할 수 있어 만족
무술감독 겹업 희망…다양한 장르 소화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범죄도시’ 시리즈의 명성이 워낙 높다 보니 작품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부담감은 느끼지 않았어요. 그저 시나리오를 읽고 캐릭터 구상에 집중했죠. 천만 돌파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그것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많이 봐주시면 당연히 좋죠.”

영화 ‘범죄도시4’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의외로 쿨하게 답했다.

지난 24일 개봉한 ‘범죄도시4’는 2018년 마석도가 소속돼 있는 서울 광역수사대가 마약 사건 수사 도중 앱 개발자의 살인 사건을 접하면서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전부터 역대급 예매율을 자랑한 영화는 개봉 이틀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며 세 번째 천만 신화를 향한 청신호를 켰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액션스쿨 출신인 허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 뿐만 아니라 ‘부산행’, ‘독전’,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백두산’, ‘헌트’ 등 굵직한 작품들의 액션을 책임진 대표적인 무술감독이다. 그는 ‘범죄도시’ 1~3편에서 무술감독으로 참여했다가 이번엔 아예 메가폰을 잡았다.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황야’에 이어 두 번째 연출작이다.

무술감독으로서 참여했던 시리즈 작품을 처음으로 연출한 소감을 묻자 그는 창작의 자율성을 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술 감독으로서 참여할 땐 캐릭터가 거의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감독이 되니 캐릭터 자체를 구성하면서 액션 장면을 짤 수 있었죠. 초기 단계부터 캐릭터를 정할 수 있으니 좀 더 디테일하고 깊게 만드는 재미가 풍부했어요.”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로 허 감독은 이번 영화의 빌런인 백창기(김무열 분) 캐릭터에 큰 공을 들였다. 이전 빌런들과 차별성을 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백창기를 살인에 능한 특수 용병 출신으로 설정했다.

“백창기의 캐릭터가 제일 중요했어요. 서스펜스 느낌을 주고 싶었고, 마석도(마동석 분)가 범인을 잡고 싶은 갈망을 더 깊게 그리고 싶었어요. 김무열 배우가 생각보다 몸을 잘 써서 액션을 디자인할 때 아크로바틱도 살짝 넣었는데 잘 소화하더라고요.”

반면 마석도의 액션은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디테일에 변화를 줬다. 특히 허 감독은 마동석 배우의 복싱 실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복싱 훈련 제대로 하지 않고 촬영하면 화면에서 다 티가 나요. 편집 컷도 엄청해야 해니 관객 입장에서도 보는 동안 정신이 없죠. 영화에서 선수급처럼 보이려면 마동석 배우처럼 일상 생활에서 복싱을 달고 살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를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워요.”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지난 2월 한국 시리즈 영화로 처음으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덕분에 허 감독도 처음으로 국제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독일 관객들이 코미디 액션 요소를 언어 장벽을 넘어서서 즐겨주더라고요. 영화라는 것이 국경을 넘어서 통할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죠.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허 감독이 무술감독에서 연출가로 변신하면서 일각에선 그가 아예 연출가의 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업계에선 흔치 않은 겸업을 꿈꾼다.

“영화 감독으로 데뷔해도 무술감독의 일이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두 직업을 겸업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단지 (사람들이) 절 찾아주지 않을까봐 걱정이죠.”

그러면서 그는 액션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연출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액션 영화만 찍지 않고 스펙트럼이 넓은 작업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실화와 실존 인물을 다룬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있어요. 액션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어요. 다른 방향의 시나리오를 해볼 자신감이 충분히 있습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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