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사진)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테크(기술) 측면에서 글로벌 넘버원이 될 것”이라며 “캐파(생산규모) 중심이 아니라 테크 중심, 고부가 제품 분야에서 아시아 뿐 아니라 글로벌 넘버원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3대 플라스틱·고무 전시회 ‘차이나플라스 2024’ 현장에서 만난 나 사장은 “에틸렌 아크릴산(EAA) 등 고부가 제품은 마진도 좋고 (우리가)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 파트너사에도 공급하는 등 글로벌 시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최근 임원 워크숍에서 “석유화학 산업은 적어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1등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설비를 증설하며 자국 내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가파르게 끌어올리는 상태다. 범용 화학제품 시장은 사실상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사장은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이런 제품(EAA 등)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경쟁자가 4곳 밖에 없고 2개 회사만 점하고 있는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따라오는 것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기술) 격차가 있다”며 “저희는 계속 기술을 키워나가며 격차를 벌려 나갈 것”이라고 했다.

SK지오센트릭은 EAA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구성한 상태다. 최근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 업계 전체가 어려운 가운데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통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0년 울산NCC 공장 가동을 48년만에 중단한 것도 사업구조 리빌딩의 일환이었다고 언급했다.

나 사장은 “남들보다 먼저 사업구조 개편을 하는 등 다른 플랜을 가지려고 오랫동안 노력해왔다”며 “정확한 매출, 이익 목표 수치를 말하긴 어렵지만 범용제품이 줄어든 부분은 고부가 제품으로 채우는 등 지속적으로 고부가, 리사이클(재활용) 제품 쪽으로 차별화하며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부터 최종 생산물까지 어떻게 비용을 효율화 할까 등 운영 최적화 작업도 고민하고 있다”며 “최근 2~3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생산비용도 덩달아 증가했는데 그런 과정을 통틀어 최적화를 해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가 회복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나 사장은 “석유화학 불황은 전체 업계의 문제”라며 “중국의 증설 때문에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 사장은 이날 SK지오센트릭 부스에서 글로벌 바이어들과 만나 EAA 등 고부가 제품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상하이=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