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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에 구멍내면 승선 못 한다”던 윤핵관, 대부분 생환…책임론 불가피[4·10 총선]
권성동·이철규·윤한홍부터 ‘나경원 연판장’ 멤버까지 대부분 생환
운신의 폭 좁아질 듯…“당 침몰 시킨 건 비윤계 아닌 윤핵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배를 침몰 시키려는 승객을 누가 태우려고 하겠나.” (2023년 8월. 이철규 당시 국민의힘 사무총장)

22대 총선 투표 결과, 국민의힘과 이른바 ‘윤핵관’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이준석 지도부 퇴출부터 3.8 전당대회 연판장 사건, 한동훈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 등을 주도하며 친윤계 헤게모니를 공고히 한 윤핵관들은 강원, 울산 등 국민의힘 텃밭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지난해 8월 ‘승선 불가론’을 외친 지 7개월 만에 당이 참패하자 “배를 침몰 시킨 것은 비윤계가 아닌 윤핵관”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친윤계 핵심 권성동(강원 강릉)·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박성민(울산 중구)·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은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었다. 권 의원은 54.24%를 얻으며 김중남 민주당 후보(43.34%)를 10%포인트(p) 이상으로 앞섰고, 윤 의원도 59.77% 득표율로 송순호 민주당 후보(40.22%)를 가볍게 제쳤다. 권 의원과 윤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일찌감치 합류해 당선에 공을 세웠다. 이 의원도 61.22% 득표율로 한호연 민주당 후보(36.48%)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밖에도 직전 당대표였던 김기현(울산 남구을) 의원도 5선에 성공했다. 그를 당대표에 올리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던 친윤계 초선 의원 상당수도 생환했다. 대부분 이인선(대구 수성구을)·구자근(경북 구미시갑)·강민국(경남 진주을)·유상범(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 의원 등이다. 이들 지역구는 모두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원·영남 지역이다.

윤핵관을 둘러싼 책임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실세’ 이철규 의원의 운신의 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가교 역할을 담당해온 이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직을 맡았다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그는 한 달도 채 안 돼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되고 공천관리위원회에 합류하는 등 선거의 모든 밑그림을 그렸다.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수도권 위기론’이 처음 제기됐을 때 “배를 침몰 시키려는 승객을 어떻게 누가 태우려고 하겠나. 함께 항해하는 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고 말하며 내부 단속에 앞장서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은 너무나 명확하다. 윤석열 정부다. 당에게 남은 선택지는 정부에게 쓴소리를 하는 것 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이전처럼 ‘화살을 대통령에게 겨누지 말라’며 큰소리를 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배에 구멍을 낸 사람이 누구냐”며 “내부 총질이라고 비판하며 당내에서 윤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하고 집단린치를 가한 것은 윤핵관이었다. 배를 침몰시킨 것도 비윤계가 아닌 윤핵관”이라고 지적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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