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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그릇 만원이 넘어?” 바지락까지 귀해졌다…칼국수도 못 먹겠네 [지구, 뭐래?]
바지락칼국수 전문점의 메뉴판 가격이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수정됐다. [인터넷 캡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바지락칼국수가 1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는 바지락칼국수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섰다. 과거 4000~6000원 대로 먹을 수 있었다면 이제는 7000~9000원대로 인상되는 추세다. 좀 사람이 몰리는 식당이라치면, 1만원에 파는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대중 음식, 바지락칼국수도 이젠 1만원 시대가 된 셈이다.

전반적인 외식 물가가 상승하기는 했으나, 바지락칼국수 가격 인상의 원인에는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기후변화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즉각 받는 곳이 바다인 터라 대표적인 조개류인 바지락, 김 등 손쉽게 접할 수 있던 수산물도 생존을 위협 받고 있다.

바지락칼국수 [네이버 블로그]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바지락 생산량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1990년 7만4581t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21년 4만5000t 가량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바지락은 조개류 중에서 잘 버텨준 편이다. 같은 기간 전체 조개류 생산량은 약 12만3000t에서 5만4000t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런 탓에 서해안 갯벌 주요 양식업에서 바지락의 의존도는 갈수록 커졌다. 서해안 조개류 중 바지락의 점유율은 1990 50.1%에서 2010년 65.3%로 늘더니 2021년에는 85.4%까지 늘었다.

전북 부안군의 한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한 바지락 [부안군청 제공]

갯벌을 마지막까지 지키던 바지락마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10년 간 여름철 바지락 폐사율은 평균 45%다. 최대 82.8%까지 폐사한 해도 있었다.

우선 바지락이 살아 가야할 갯벌이 줄어들었다. 갯벌 면적은 1987년보다 2018년 721㎢ 감소했다.

바다는 뜨거워진 영향도 크다. 2012년 고수온이 발생한 날은 12일이었는데, 불과 10년 새 43일(2021년)로 3배 넘게 늘었다. 바지락은 여름철 수온 30도 이상인 날이 9일 이상 지속되면 폐사할 수 있다.

바지락 종자 사육 방식을 연구하는 모습 [국립수산과학원]

바지락 생산량이 계속 줄다 보니 바지락 양식용 종자의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산 바지락 종자 수입량은 2009년 353t에서 2022년 4052t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일단은 바지락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과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종자 사육 방법을 밝혀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는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와다양한 초기 종자 사육 방법을 비교하여 국내 실정에 적합한 방식을 개발할 예정이다.

황운기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장은 “국가-지자체 연구기관 협업으로 바지락 인공종자 초기 생존률을 향상시켜 국내 사육환경에 적합한 한국형 바지락 인공종자 대량생산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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