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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한식,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지난달 26일 저녁, 전세계 미식업계의 관심이 한국으로 집중됐다. 미식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시상식이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됐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 최고의 레스토랑 50위부터 1위까지 발표되는 순간순간마다 뜨거운 환호와 함성이 뒤덮였다. 순위를 떠나,작년 한 해 동안 음식으로 소통하기 위해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동료 셰프들에게 보내는 격려와 축하와 존경의 호응이었다.

지난달 23일부터 5일간 이어진 행사 기간 동안 한국을 찾은 전세계 유명 셰프는 물론, 식품업계 종사자, 해외 미디어 등 800여명이 넘는 참석자들의 관심은 ‘한식’ 이었다. 미식계의 화두에 대해 논의하는 ‘50 베스트 톡’에서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지역음식(입말음식)에 관한 이야기와 한국의 냉면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열렸으며, 셰프들 간 화합을 다지는 ‘셰프의 만찬’에서는 K-BBQ와 한국의 쌈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서기도 하였다. 해외미디어들을 대상으로 연 한식 워크샵에서는 김치·장 등 한국의 발효음식과 우리나라의 다양한 제철 식재료를 선보였고, 해외에서 현지 식재료로 김치 담그는 법을 묻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처음 요리를 업으로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한식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소개하기 위하여 그들이 싫어하는 향과 식감을 가진 식재료를 빼는 등 그들의 입맛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던 한식이 최근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뉴욕 최고 요리 8선 중 하나로 어느 한식당의 돼지국밥을 뽑았고, 네덜란드의 한 컨설팅업체는 2024년 식품 트렌드 4가지 중 하나로 한식을 뽑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한 사유 1위가 ‘음식 관광’일 정도로 한식을 먹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더 이상 해외에 선보이기 위해 꾸며진 한식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음식과 식문화 그대로를 경험하려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오늘날의 한식 열풍 뒤엔 그동안 잊혀져가는 전통 한식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재해석하며, 새로운 식재료에 도전하고, 본인만의 한식을 표현하기위해 고민한 외식·식품업계의 노력이 있었다. 민간의 노력에 더해 정부에서도 지난 2월 ‘한식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하였다.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내실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한식 산업 인프라를 강화하는 한편, 권역별 차별화된 홍보로 한식의 가치를 확산한다. 또한 국내외 한식당 경쟁력을 높이고, 농업·관광·문화예술 연계 등을 통해 한식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6개월여간 식품·외식 분야뿐 아니라 인력·관광·마케팅 등 다양한 전문가를 통해 현장에 필요한 과제를 발굴하고, 한식의 높아진 위상에 맞춰 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정부가 힘써주어야 할 부분을 담고 있다. 한식의 세계적 인기가 가속화되는 요즈음에 시의 적절한 대책이다.

한식의 인기가 반짝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파고 들기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한식산업 종사자 개개인의 역량에 정부의 든든한 인프라 지원이 더해질 때 한식이 세계속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조희숙 한국문화재재단 한국의집 조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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