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강철원 사육사 ‘껌딱지’ 푸바오, 전국민의 ‘힐링’이었다
따뜻한 감동에 입장객 2배 급증
국민 10명중 1명 판다월드 찾아
푸바오 중국행, 한중 세심한 배려
결혼시기는 2~6개월 적응후 판단
태어난 지 얼마 안된 푸바오 [에버랜드 제공]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푸바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7월 20일 대한민국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났다.

몸무게 122㎏의 거구인 엄마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 지 1시간 반 만인 오후 9시49분께 키 16.5㎝ 몸무게 0.2㎏(197g)의 초미니 아기판다 딸을 출산한다. 자이언트 판다의 임신, 출산, 초기 양육은 쉽지 않다. 단독 생활하는 습성상 짝짓기가 쉽지 않고, 가임기는 3~4월께 겨우 1~3일. 1년에 단 한 번 뿐이다.

▶찐할배‘ 강철원·푸바오의 다정한 모습에...전 국민 ‘힐링’=푸바오의 임신 과정부터 최적의 합방 택일, 사육사-수의사 전담팀 구성, 전용 분만실 수용, 24시간 집중 모니터링 등 에버랜드의 치밀한 계획이 있었기에 국산 첫 판다를 볼 수 있었다.

강철원 사육사의 부인은 솜털이 품에 가득 안기는 태몽을 꾸기도 했다고 한다. 에버랜드 전문가들은 4개월간 우리 옆에 침낭을 붙여 24시간 생활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 탄생 당시 “한국산 판다 새 생명 출산 소식이 우리 국민에게 희망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푸바오는 수많은 사람에게 행복, 기쁨, 힐링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희망과 위로를 안겨줬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찐할배’다. 나무타기 등을 가르쳐 주고, “아이 잘했다”며 칭찬도 해줬다. 푸바오는 강 사육사의 다리를 잡고 매달리면서 이른바 ‘껌딱지’ 같은 ‘찐손녀’의 모습을 보였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를 위해 대나무통 장난감을 만들어주고, 뱀부 스파도 특별히 제작했다. 할아버지가 행여 자기를 두고 어디 갈 까봐, 딴 짓을 하면서도 한 손을 할아버지 어깨에 늘 올려둔 모습에서 깊은 정이 느껴졌다. 이런 풍경은 사람들에게 큰 힐링이 되면서 판다월드로 몰려오게 했다.

푸바오가 대중에 공개된 2021년 1월부터 올해 3월 3일 마지막 날까지 1155일간 판다월드 방문객 수는 550만명.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 꼴로 푸바오를 만나러 온 셈이다.

특히 푸바오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에는 판다월드 입장객은 215만명으로, 푸바오 등장 이전인 2020년(방문객 107만명)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첫돌을 맞은 푸바오 [에버랜드 제공]

▶1100건 영상 5억뷰...SNS상에서도 인기=푸바오는 사람 간 만남이 제한됐던 코로나19 시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등장한 깜짝 스타였다.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와 ‘말하는 동물원 뿌빠TV’에는 1100여 건의 푸바오 영상이 게재되었으며, 누적 조회수는 5억뷰에 달한다.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 구독자 100만을 넘어 4월 현재 132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뿌빠TV 역시 구독자 70만명을 돌파했다.

2020년 12월,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의 몸무게를 재고 잠시 바닥에 내려 놓았을 때 푸바오가 사육사 다리에 매달려 조르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순간 포착됐다. 이 영상은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에서 조회수 1600만회를 기록하며 지구촌에 푸바오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강바오(강철원 사육사)’와 팔짱을 끼고 휴대폰을 보는 데이트(조회수 2400만회), 송영관 사육사에게 업혀 퇴근하는 모습(720만회) 등 애교 부리고 때론 말썽도 피우는 모습이 노출될 때마다 화제를 모았다. 많은 시민들이 푸바오의 성장 모습을 SNS로 지켜보며 랜선 이모, 삼촌을 자처하고 아이바오, 사육사들과 함께 육아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푸바오의 팬이 됐다.

푸바오와 ‘찐할배’ 강철원 사육사 [에버랜드 제공]

▶예민한 판다, 중국행도 ‘치밀하게’=환경 변화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푸바오의 중국행과 정착 과정도 탄생 때 만큼이나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한국과 중국 전문가들은 푸바오의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해 20∼30분 단위로 모니터링하며 푸바오의 건강을 체크했다. 두 나라 전문가 간 대화는 삼성전자가 선물한 AI(인공지능) 번역기능 탑재 갤럭시 S24 울트라를 통해서 진행된다.

기내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18도를 유지했으며, 기압은 여객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 대나무, 워토우(간식), 당근, 물, 사과 등 푸바오가 비행 중 먹을 충분한 음식과 9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비상 응급 약품도 준비했다.

푸바오가 도착하게 되는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선수핑 기지는 외국에서 온 판다들의 적응 훈련소이다. 푸바오는 이곳에서 수 개월 간 적응을 마친 뒤, 다른 생활공간으로 옮겨 또래 판다들을 사귀게 된다.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푸바오와 재회(현지 관람)는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빠르면 2개월, 늦으면 6개월이 지나야 판다가 현지 적응을 할 수 있어서다. 또 종합적인 심신 진단 결과 푸바오는 성체에 비해 아직 미성숙 상태이다 보니 아직 결혼 적령기는 아니다 보니 결혼도 늦어질 수 있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