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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와 어순 같은 바스크, 구겐하임 또 변신[함영훈의 멋·맛·쉼]
스페인 북부 문화적 자주성 강한 지역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유럽 미술관 중 손에 꼽히는 구겐하임 뮤지엄은 스페인 북부 바스크 주의 주도 빌바오에 있다.

구겐하임 스포츠 관련 새 조형물과 건축물
구겐하임 미술관 외벽 새 그림, ‘승리자(Winners)’

바스크는 동양-서양 문화가 조화로운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유럽은 몽골, 흉노(훈), 말갈(마자르), 아랍 등 동방으로부터 받은 침략과 피지배는 역사책에 좀처럼 기술하지 않는데, 사실 남으로는 스페인, 북으로는 영국, 핀란드, 중부에는 한때 대제국이었던 헝가리까지, 동방의 흔적이 남아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DNA분석을 하면 이들 나라 일부 국민들에게서는 한국인과 같은 인자가 꽤 발견되기도 한다.

언어(어순), 고인돌 등 거석문화, 음식문화 등 동방이 원류이고 주류인 문화 양식, 유구 등이 그곳에서 나타나지만, 유럽 대부분의 역사책은 중세 이후 형성된 유럽인들이 우월감을 지키기 위해 동방에 지배당하거나 영향을 받았던 사실을 뺐다. 신라 민족의 한 갈래이기도 했던 흉노의 황제가 괴물 같았다는 얘기만 기술할 뿐.

바스크 주의 언어는 다른 스페인어와 통하지 않는다. 어순은 한국, 일본, 몽골, 우즈베키스탄, 튀르키예, 핀란드, 헝가리와 같다. 지금은 이곳에도 스페인 표준말을 쓰는 인구가 더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업무가 아닌, 마을 사람들의 흔한 대화는 그래도 바스크어를 쓴다고 한다.

소떡소떡 비슷한 배열로 고기-야채를 골고루 끼운 꼬치구이 ‘핀초스’가 이 지역 특색 음식이고,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즐겨 먹던 소고기 육회 ‘타타르’, 매콤 문어 두루치기 ‘뽈뽀’, 해물볶음밥 ‘빠에야’는 이 곳은 물론, 스페인 전역에서 흔하다. 빌바오에도 핀초스를 파는 카페가 많지만 바로 옆 도시인 도노스티아에는 핀초스 거리가 있고 100여종이나 선보인다.

바스크는 문화적 독특성, 독립성, 보존 의식이 강해, 바르셀로나를 포함하는 스페인의 카탈루냐와 함께 분리 독립 운동이 거센 곳 중의 하나이다.

쇄신을 거듭하는 구겐하임미술과이 최근 스포츠팬의 응원을 컨셉트로 작품들을 리뉴얼했다.

이런 바스크 지역의 문화예술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는 끊임없이 외관과 내부 콘텐츠를 쇄신하기로 유명하다.

최근 지역 체육 클럽과 팬, 빌바오 시의 발전을 응원하기 위해 예술가 다리오 우르자이(Darío Urzay)가 만든 설치미술로 정원 곳곳을 장식했다.

이번 컨셉트는 스포츠이다. 아틀레틱 클럽이 오는 4월6일 세비야에서 경쟁하게 될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계기로,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 출신 예술가 다리오 우르자이(Darío Urzay)에게 특별한 컨셉트의 작품 구현을 의뢰한 것이다. 주제는 슛 스트록(Shoot Strokes)이다.

우르자이 작가는 “카메라를 사용하여 추상 표현주의의 붓질, 브러시 스트로크의 움직임을 모방하고 빛을 일종의 재료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유니폼 디자인도 보인다.

구겐하임 미술관 리더와 새 컨셉트 작품을 만든 작가

과거 빌바오는 동양인들이 물러간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의 스페인 지배를 받던 네덜란드 산 모직 수출항이었고, 근세에 들어서는 영국의 영향을 받은 철강, 조선업이 발달했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과거 조선 회사의 영국 노동자들이 공놀이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던 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이 게임을 ‘풋볼’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근대적 축구의 정립과도 무관치 않다고 여겨서인지, 구겐하임 미술관이 체육을 과감히 포용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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