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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3000만원에 연 이자가 6000만원”…‘DSR 200%’ 한계차주 급증
고금리 기조에 이자부담 늘어
30일 연체차주 비율 전체 1.8%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급격한 금리 인상 이후 소득을 뛰어넘는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한계차주들의 수가 올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고금리 기조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도한 이자로 소비 부진에 시달리는 일부 차주들에 대한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2일 한국금융연구원 ‘고금리에 따른 한계차주의 소비 부진 정도의 지속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2분기말 기준 30일 이상 연체를 1회 이상 경험한 차주의 비율은 전체 차주 중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유사한 1.8% 수준을 유지했던 2019년 이후 연체차주의 비율은 줄곧 감소세를 기록했다. 2022년 1분기에는 1.2~1.4% 수준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단기간에 이자 부담이 늘어나며, 연체를 기록한 차주들의 수도 급증했다.

서울 한 지하철역 광고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2011~2013년 중 수치가 평균 3%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연체차주비율의 수준 자체가 위험한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금리에 반영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는 연체차주의 부채 수준 및 회복 가능성에 대해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말 기준 연체차주의 평균 DSR은 192.8%로 비연체차주(26.6%)와 비교해 8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소득과 비교해 연내 갚아야 할 원리금이 2배가량 많다는 의미다.

연체차주의 경우 소득 수준도 여타 차주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차주의 평균 연소득은 약 3500만원으로, 비연체차주(4900만원)과 비교해 1400만원가량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차주들은 연체 상황에 처할 경우 여타 소비를 줄여 원리금 상환에 힘을 쏟는다. 문제는 이를 통해 연체에서 벗어나더라도, 소비 수준 회복이 더뎌 생활여건 악화가 계속된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체가 발생하고 해소된 직후 1분기 중 소비수준은 평균 대비 26%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소 후 1년의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도 평균 대비 소비수준은 평균 대비 18% 낮았다. 또 연체 자체가 길어질 경우, 소비 회복도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한 거리에 불법 사금융 광고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연합]

김 연구위원은 “현재 연체 위험이 큰 한계차주가 겪고 있는 소비 부진은 내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고물가로 인한 실질소득 부진도 고금리에 더해 이자상환여력 및 소비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차주 단위에서의 부채 수준 조정 및 미래 소득 흐름에 대한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계차주 중 상환능력이 한시적으로 떨어진 차주를 선정해, 선별적 지원을 시행하기 위해서다.

김 연구위원은 “무차별한 대출 상환 지원은 장기적으로 가계대출 시장의 자생 조정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면서도 “원리금 일부 상환유예 등을 통해 부실을 막고 소비 여건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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