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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지역 공인중개사 “손님도 없는데 쉴게요”
전국 5개월 연속 공인중개사 폐업 수, 신규 개업 수 앞서
서울 시내 한 대학가에 원룸 세입자를 구하는 전단지가 붙어 있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이준태 기자] 올해 추석 연휴 6일 내내 문을 닫겠다는 공인중개사들이 늘고 있다. 서울 외곽 구축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 인근에선 거래량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다며 공인중개사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한 구축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는 “단지 내에 공인중개업소가 5곳 있는데, 모두 6일 동안 쉰다”며 “공인중개사를 20년 이상 했는데, 이렇게 거래가 없는 건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단지는 재건축을 추진 중이지만, 매매 거래 회복세가 없고 오히려 줄었으며 노후한 아파트의 영향으로 세입자를 구하기가 어렵단 설명이다.

대학가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전세 수요가 사라졌고 물가 상승 등 학생들의 부담이 잇따르자, 신축 건물로의 갈아타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학교 개강 시즌도 지나 집을 알아보려는 수요가 씨가 말랐단 설명이다. 동대문구 회기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B씨는 “자영업자는 가게 문을 여는 게 좋지만, 거래가 없으니 집에서 쉴 수밖에 없다”며 “학교도 개강한 지 시간이 지난 영향으로 가게를 찾는 손님이 없으니까 연휴 내내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 중심부더라도 구축 아파트 단지에서도 거래가 끊겼다는 설명이다. 성동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불경기다보니 자영업자들은 힘들다”며 “공인중개업소를 찾는 손님은 없는데 운영하면 전기세 등 부대비용이 발생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전국 주택 거래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 7월까지 32만284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만9860건 대비 7.7% 감소했다. 전·월세 거래량은 20만3560건이었는데, 전년 동월 대비 21만903건 대비 3.5% 줄었다. 특히 빌라(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 등에서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7월 비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기 8만521건에서 4만2687건으로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거래량이 줄자, 문을 닫는 공인중개업소의 수가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의 주 수입원은 주택 거래 시 발생하는 중개수수료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지난 4월부터 폐업한 공인중개업소가 새로 영업을 시작한 공인중개업소의 수보다 많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협회)가 집계한 개·폐업 공인중개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폐업 공인중개업소는 1242건으로 개업 수 1132건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5월 폐업 1325건·개업 1096건 ▷6월 폐업 1214건·개업 968건 ▷7월 폐업 1029건·개업 909건 ▷8월 폐업 826건·개업 1160건으로 5개월 연속 문을 닫은 공인중개사들이 개업한 수보다 많았다.

특히, 서울 강북 지역에선 지난해 6월부터 15개월 연속 폐업 공인중개업소의 수가 새로 문을 연 곳보다 많았다. 휴업을 선언한 공인중개업소의 수도 지난해 11월부터 올 7월까지 100건 이상이었다. 협회 홈페이지에는 지난 6월26일부터 이달 29일 사이 3개월 동안 공인중개업소 매물 양도 관련 게시글 수는 2864건으로 일별 100건에 가까웠다.

협회 관계자는 “지역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어 공인중개사들에게 추석 휴업에 대해 조사한 바는 없지만 폐업 수가 개업 수를 초과한 것을 볼 때 공인중개사들의 영업이 힘들다고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추석 연휴 내내 쉬는 공인중개사가 늘어날 수 있다”고 평했다.

Lets_w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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