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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블리’서 주문하고 ‘편의점’서 긁는다…‘잘파세대’ 소비법 [언박싱]
한 초등학생 유튜버가 편의점에서 결제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유튜브 ‘은아TV’ 캡처]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직장인 김모(42) 씨의 중학생 딸은 에이블리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주문하면 곧바로 집 앞 편의점으로 달려간다. 편의점 직원에게 쇼핑몰 주문내역 바코드를 보여주고 현금이나 ‘엄카(엄마카드)’를 건내면 상품이 비로소 결제된다. 만 14세 미만은 대부분 가맹점에서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한 탓에 편의점이 ‘결제대행’을 맡은 것이다.

김씨의 딸 사례처럼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에게 편의점은 물건을 사는 곳인 동시에 온라인 쇼핑 결제까지 대행하는 만능 창구가 됐다. 편의점 역시 결제 대행을 비롯한 10대를 공략한 서비스를 확대하며 ‘미래 고객’ 잡기에 나섰다.

잘파세대 ‘만능 창구’된 편의점

1일 편의점 3사(세븐일레븐·CU·GS25, 가나다순)에 따르면 상반기(1~6월) 편의점 결제대행 서비스 이용 건수는 크게 증가했다. 결제대행 서비스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카드 결제 대신 ‘편의점 결제’를 선택하고 직접 인근 편의점을 찾아 현금으로 지불하는 서비스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상반기 결제 대행서비스 신장률은 35%에 이른다. 주로 에이블리, 지그재그, 번개장터, 무신사 등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쇼핑몰 이용 비중이 높다.

편의점이 처음 결제대행 서비스를 선보일 때만 해도 잘파세대가 타깃은 아니었다. 신용카드 사용을 꺼리거나 발급에 제약이 있는 소수 소비자를 위한 집객용 서비스로 구상됐다. 그러다 최근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쇼핑몰과 제휴 범위가 확대되면서 뜻밖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자신 명의의 신용카드를 가질 수 없어 활발한 소비계층임에도 직접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어려웠다. 예전에는 대부분 온라인 거래를 위해 ATM을 이용해왔다. 그러나 타행일 경우 송금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또 100원 단위를 입금할 수 없어 남은 금액이 쇼핑몰의 포인트로 적립되는 등 불편이 컸다. 편의점 결제 서비스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해 잘파세대의 쇼핑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엔데믹으로 등교하는 초·중학생 사이에서 쇼핑 수요가 급증하자, 결제대행 서비스가 때아닌 성황을 맞았다는 것이 편의점업계의 설명이다.

쇼핑하는 초·중학생, 온라인 쇼핑몰 결제는 편의점서

CU에 따르면 올해 1~7월 쇼핑몰 수납 대행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33.6%로 급증했다. 이용 연령대는 10대가 압도적이다. 연령대별 이용자 비중은 ▷10대 50% ▷20대 30% ▷30대 10% ▷40대 이상 10% 순이었다.

이용처 중 에이블리,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 등 10대가 자주 사용하는 패션 쇼핑 플랫폼 관련 매출이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GS25는 2017년 11월부터 결제 대행 서비스를 출시했다. 상반기 기준 결제 대행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4% 신장했다. 결제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95%가 10대다.

이처럼 타깃 이용층이 명확한 만큼 편의점 역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섰다. GS25 관계자는 “현재 48개 업체와 제휴를 맺고 결제대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블리,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 번개장터, 위블링 등의 이용빈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대와 외국인이라는 고객 범위가 명확한 서비스인 만큼 타깃이 자주 이용하고 좋아하는 쇼핑몰, 포토카드 등의 제휴처를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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