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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 거실 월패드로 엿보던 ‘그놈’ 딱걸렸어…홈네트워크 설비도 안전관리 계획 [부동산360]
공동주택관리법 시행규칙·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입주민-시공사 홈네트워크 설비 관련 갈등은 계속될 듯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아파트 입주민의 사생활 유출 우려를 부른 ‘지능형 홈네트워크’ 해킹을 막기 위해, 관련 설비의 안전관리가 강화된다. 지능형 홈네트워크는 월패드나 모바일 등으로 조명, 냉난방 시스템 등 기기를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공동주택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입법예고에 돌입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해당 시행규칙 제11조 제1항의 안전관리자 지정 및 안전관리계획 수립 대상 시설물, 시설물 안전관리 기준 및 진단사항에 ‘홈네트워크 설비’를 추가한다. 현재 홈네트워크 설비는 입주민 안전과 직결됐지만, 관리주체의 안전관리 대상 시설물에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단지별 안전관리계획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현재 국토부가 마련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연말까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자체를 통해 배포할 계획”이라며 “어떤 식으로 정기 점검할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아파트에서 홈네트워크 설비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유지관리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 입법예고도 시작됐다. 시행령 제19조에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의 유지관리에 관한 사항’을 추가했다. 또, 홈네트워크 안전관리자 신설에 따라 홈네트워크 관련 전문교육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안전교육기관을 추가하기로 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 보안은 지난 2021년 입주민의 사생활이 불법 유출되는 ‘월패드 해킹’ 사건이 벌어지며 주목 받았다. 당시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커는 638개 아파트 단지의 월패드와 중앙관리 서버를 해킹해 40만여가구의 사생활 영상과 사진 일부를 유출했다. 대부분 아파트는 하나의 망으로 연결돼 중앙관리 서버만 뚫으면 전 가구 월패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국토부 고시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에 따른 필수 장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고 유지·관리가 부실해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해당 고시에 따르면 홈네트워크를 설치할 경우 필수설비 20가지를 갖춰야 하며, 해킹 방지를 위한 ‘홈게이트웨이’와 정전 때 홈네트워크를 가동하는 ‘예비 전원장치’가 핵심이다.

이 같은 설비 누락은 입주민과 건설사 간 부실 시공·하자 갈등으로도 확산해 왔다. 국내에서 월패드 해킹 문제가 먼저 제기된 김해시 내 일부 아파트들은 시공·시행사에 홈네트워크 필수 설비가 시공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해시 외에도 전국 곳곳 단지에서 지능형 홈게이트 관련해 건설사에 소송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부산지방법원에선 원고 측의 ‘홈게이트웨이 미시공’ 주장을 받아들여, 하자로 본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해킹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관리 강화와는 별개로, 기축 단지에서 홈네트워크 관련 갈등이 지속될 것이란 견해도 이어진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부 단지에서 홈네트워크 문제는 기기 제조업체보다도 시공사가 입주민과 직접적인 갈등을 빚고 있다”며 “향후 단지별 안전계획 등을 적용해 본격 점검하면 하자 보상을 요구하는 아파트가 더 늘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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