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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 싸는 코스닥 간판스타...개미들 ‘김 빠지네’
포스코DX·엘앤에프 이전 계획
공매도 회피·추가 수급 기대감
글로벌 세그먼트 신설효과 미흡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줄줄이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을 추진하자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을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전상장 시 공매도를 피하고 추가 수급을 기대할 수 있어 해당 기업의 주주는 환영하지만, 다른 코스닥 기업 주주들은 ‘2부 리그’ 이미지가 굳어진다는 우려가 크다.

3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은 반복돼 왔다. 2017년 초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2위였던 카카오는 같은 해 7월 이전 상장했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은 그해 2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사했고, 포스코케미칼(포스코퓨처엠)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위권 안에 머물다 2019년에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에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코스닥 이탈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이달까지 SK오션플랜트, 비에이치, NICE평가정보가 둥지를 옮겼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과 합병 후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질 예정이고 포스코DX, 엘앤에프는 이전상장을 추진 중이다. 각각 시가총액 3, 4, 5위를 차지하는 만큼 코스닥 시장 경쟁력이 그만큼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로는 공매도의 회피와 기관 수급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꼽힌다. 현재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가능해 이전상장 후 지수 편입 전까지 공매도를 피할 수 있다. 코스닥 지수 대비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기관 수급이 크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를 이전상장의 목적으로 내걸거나, 주주들이 직접 이전상장을 요구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포스코DX는 투자자 저변 확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전상장한다고 밝혔고, 코스닥 시가총액 규모 7위의 HLB는 주주들의 강한 요구로 유가증권시장 이전의 장단점을 검토한 바 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 시장에 잔류한 기업들의 주주 입장에선 코스닥 시장의 ‘2부리그’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 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젊은 시장이라는 목표 아래 유가증권시장 대비 상장 문턱이 낮다. 낮은 문턱을 넘어 상장한 기업들이 코스닥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뒤 유가증권시장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시장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준석 자본시장실 선임연구위원은 “우량 기업들이 빠져나가면 시장의 질이 떨어져 코스닥 시장이 비우량 기업 시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이미 코스닥 시장에 대한 평판이 하락한 만큼 배임·횡령, 테마주 난립 등을 해결해 평판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이전상장 자체를 막을 수 없는 만큼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을 키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규정상 기업이 이전상장을 신청한 후 유가증권시장의 상장 기준을 통과하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다만,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표 정책인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대안이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지난해 11월 출범해 53개 종목을 편입했지만, 이중 셀트리오헬스케어, 엘앤에프, 포스코DX, 비에이치 등이 이미 이전했거나 이전 계획을 밝혔다.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단 2종목뿐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육성을 위해 연계 상품을 만들어 가고 있고 지수 선물과 개별 주식 선물도 추가 상장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IR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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