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드림플러스 강남 제로원 공간에서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피트인(PITIN)’, ‘매이드(MADDE)’, ‘에바싸이클(EVACYCLE)’ 등 3개사가 이번에 분사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임직원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탄생한 유망 사내 스타트업 3곳을 9개월 만에 분사시켰다고 29일 밝혔다.

3곳의 스타트업은 ▷택시 등 영업용 전기차 대상으로 리퍼비시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트인’ ▷3D프린팅을 활용해 실리콘 카바이드 부품을 제작하는 ‘매이드’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유가금속이 포함된 검은 가루인 블랙파우더를 추출하는 ‘에바싸이클’ 등이다.

‘피트인’은 택시 등 영업용 전기차를 대상으로 배터리 스왑 기술을 활용한 리퍼비시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배터리와 리퍼비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오랜 시간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영업용 전기차를 대상으로 초급속 충전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매이드’는 3D 프린팅으로 실리콘 카바이드 부품을 제작한다. 반도체 등 최첨단 산업에 두루 활용되는 실리콘 카바이드는 단단하고 깨지기 쉬워 가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매이드가 개발한 쌓는 방식의 3D 프린팅 공법을 활용하면 기존 절삭가공법보다 공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 매이드는 반도체 부품 외에도 우주 산업 및 소형원자로 부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에바싸이클’은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유가금속이 포함된 블랙파우더를 추출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공정 핵심 설비를 직접 설계·제작하고, 안전과 환경에 대한 강화된 설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비 가격부터 전력 사용량, 생산 시간 등을 기존 방식보다 50% 이상 감축하는 등 높은 경쟁력으로 점유율을 높인다는 청사진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벤처플라자’를 운영해왔다. 2021년에는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명칭을 변경하고, 다양한 사내 스타트업을 선발·육성하고 있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최대 3억원의 개발비를 지원받는다.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과 사업화 기간을 거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분사 또는 사내 사업화 여부를 평가받는다. 스타트업에 참여하는 임직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이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도 부여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총 76개 팀을 선발 및 육성했고 올해까지 33개 스타트업이 독립 분사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활동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임직원들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 및 사업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분사한 사내 스타트업 ‘매이드’, ‘에바싸이클’, ‘피트인’ 로고. [현대자동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