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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격차 기술특례 취지는 좋은데…거래소 만성 상장심사 적체 더 심화하나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초격차 기술 특례’ 제도를 신설하면서 반복되는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지연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 제도 개선을 통해 특례 상장 기업 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심사역 확충 등 심사 지연에 대한 보완책은 빠졌기 때문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하반기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초격차 기술 특례 제도를 도입한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선 시가총액, 매출액, 자기자본 등이 기준을 통과해야 하나 기술특례 절차를 밟아 상장할 경우 경우 기준을 일부 완화해 준다. 대신,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선 기술에 대한 평가를 받아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각각 A등급,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초격차 기술 특례가 도입되면 우주항공, 인공지능,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국가전략기술·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전문평가기관 1곳에서만 기술평가를 받아도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다. 거래소는 이와 더불어 기술특례상장을 신청할 수 있는 최대출자자 기준을 완화하고 기업들에 관련 제도를 소개하는 ‘찾아가는 로드쇼’도 정례화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거래소 핵심성과지표(KPI)에서 특례상장 실적 비중을 늘린다. 코스닥시장 관련 경영평가 계량지표 중 특례상장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행 25%에서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상장 기업 수를 늘리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만성적인 심사적체를 해결할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일각에선 심사 지연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45거래일 이내 결과를 통지해야 한다. 그러나 거래소 내부 인사와 심사 기업 증가에 따라 심사 적체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4~6월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뒤 45영업일 내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기업(스팩 제외)은 총 22곳이다. 이번 심사 지연의 원인으론 상장심사 청구 기업이 급증한 점이 꼽힌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은 총 37곳이다. 통상적으로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제출이 3월 마감된 후 4월부터 상장심사 청구가 밀린다.

증권사에서 기업공개(IPO)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감사보고서가 3월 나온 뒤 이를 바탕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위한 신청서를 마무리하기 때문에 4~5월 상장 심사 청구가 몰린다”며 “올해에도 심사 지연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하반기 내부 인사로 심사가 적체하자 상장 심사를 청구한 기업으로부터 심사 기한 연장을 원한다는 공문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거래소는 제도가 하반기 도입되는 만큼 상장 심사 지연에 대한 보완책이나 인력 확대 등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하반기 제도 개선 후 본격 시행은 내년부터가 될 전망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 신청 기업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초격차 기술특례 제도 도입에 따른 인력 및 조직 확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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