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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긴축 바주카포’는 없었지만…국내증시 ‘금리 핸디캡’ 떨치기엔 역부족일 듯 [투자36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 중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 인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간밤에 있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은 시장의 기대와 달린 매파적(긴축성향)이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발언 수위가 작년 만큼은 높지 않았다. 이처럼 우려보다는 덜 긴축적이었던 파월 의장의 연설에 뉴욕 증시는 안도했고, 다음주 국내 증시에도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준이 금리 인상 카드를 여전히 쥐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최근 우리 주식 시장에서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던 금리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7.48포인트(0.73%) 오른 3만4346.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40포인트(0.67%) 상승한 4405.7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6.67포인트(0.94%) 뛴 1만3590.65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한 제롬 파월(오른쪽)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로이터/연합]

파월 의장은 이날 잭슨홀에서 가진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필요하다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내려오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때까지 제약적인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반에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며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이 파월 의장이 매파적 기조를 띌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해온 데다 파월 의장이 기존에 해왔던 발언에서 크게 차이가 없었다는 평가에 주가는 상승 반전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 금리 결정은 지표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며 "지표를 평가해 추가 긴축을 할지, 혹은 동결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은 그의 ‘신중하게 결정하겠다(proceed cafefully)’는 발언에도 무게를 두면서 하락폭을 만회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오름세를 보이다 마감 시점에 보합 수준까지 떨어졌고, 2년물 국채금리는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다시 오름폭을 낮췄다.

코스피 지수 추이 [구글 자료]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19.5%로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11월까지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은 46.7%, 0.50%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은 8.7%로 둘을 합치면 50%가 넘어간다. 전날에는 50%를 넘지 않았었다.

파월의 발언에 11월 회의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연준이 11월까지 시간을 가진다면, 인플레이션 둔화로 연준이 추가 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여전히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 행보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연준 당국자들의 추가 발언도 나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잭슨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마도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몇 달 동안 개선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며 "2% 인플레이션까지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히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으며,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추가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게티이미지/AFP]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파월의 연설이 매파적이었다면서 예상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연준은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여전히 타이트한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파월의 발언은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게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조 페라라도 마켓워치에 "파월은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라며 "경제가 약간 그에게 뜨거워 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연설은 비둘기파적이기보다 약간 더 매파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파월이 매파적이었나요"라고 자문하며,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가 걱정했던 것만큼 매파적이지는 않았다"라며 "지난해에는 그가 바주카포를 꺼내 모두가 예상한 것보다 더 매파적으로 나와 10월 대규모 매도세를 촉발했다. 이번에는 약간 더 중간쪽이었다. 미래 인상에 대해 큰 변화가 없는 점은 환영할만한 신호다"라고 평가했다.

월가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알리안츠 그룹의 고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도 이번 파월 의장이 매파적이지도, 비둘기파적이지도 않은 "정확히 중간적인 기조"를 취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52포인트(8.84%) 하락한 15.68을 기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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