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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은 긴축 없다?…‘엔저’에 日과 경쟁하는 수출 타격 우려 커져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역대급 ‘엔저’가 이어지면서 일본의 수출이 유리해지고,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우리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수출 주력 업종에서 생산성을 제고해 일본 상품보다 비교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엔화는 2012년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평가 절하가 지속된 가운데 최근 들어 절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기조와 달리 일본은행이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 일본 무역적자 지속, 경상수지 흑자 축소 등이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수익률곡선관리(YCC)정책을 유연화하기로 결정한 이후 엔화 약세는 한층 더 심해졌다. 정책 수정 기대에 7월 중순 하락했던 엔/달러 환율은 정책 결정 이후 올라 달러당 146엔까지 상승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원/100엔 환율이 8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800원대까지 내려갔다.

[제공=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엔화 환율 변동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수출단가가 0.12% 하락하고 수출물량은 0.02% 증가해 수출금액이 0.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변화가 먼저 수출단가에 영향을 미친 뒤 수출단가의 변화가 수출물량을 변화시킨다는 모형을 설정해 실증분석한 결과다.

무협은 “엔/달러 환율의 상승은 일본의 달러 표시 가격을 인하해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산 제품의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수출 물량을 증대시킨다”며 “엔화 약세가 일본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다만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가 심화함에 따라 우리 수출 타격은 심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014년 하반기 이후 원·엔 동조화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특히 2021년부터는 두 환율의 움직임이 방향뿐만 아니라 크기에서도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한·일 수출경합도는 201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10년간 중국과 미국 수입 시장에서의 양국 간 수출경합도는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으며 미국보다 중국 시장에서 경합이 더 낮은 수준이다.

[제공=한국무역협회]

비교우위 품목의 경우 비교열위 품목보다 환율의 가격탄력성이 낮아 수출 타격이 더 적게 나타났다. 반도체의 경우 한·일 수출경합도가 전 산업 평균치를 상회하지만 비교우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며 2017~2022년 수출이 평균 12.5% 증가했다.

강내영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엔화 약세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의 수출이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성 제고를 통한 비교우위 개선이 중요하다”며 “설비투자는 물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경합도가 높은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선박의 경우 최근 5년간 수출이 평균 16.7%, 10.4%씩 줄어드는 등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강 연구원은 “경합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R&D 투자 확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불어 소재 및 부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중간재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기존에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해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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