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착공식 당시 모습. [에코프로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에코프로가 한국-캐나다-헝가리를 잇는 글로벌 3각 벨트를 완성하고 글로벌 배터리 소재 시장을 리딩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에코프로는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들어설 배터리 양극소재 공장 건설을 담당할 ‘에코프로 캠 캐나다 LP(EcoPro Cam Canada LP)’를 포드와 SK온과 공동 출자를 통해 조만간 설립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에코프로비엠 최고경영진은 지난주 캐나다 정부 및 퀘벡 주 정부 고위 관계자, 합작 파트너인 SK온, 포드 등 3사 경영진과 만나 투자계획과 일정을 확정했다.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지난 2월 에코프로비엠 100% 지분으로 현지에 거점을 마련해 공장 터파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SK온, 포드와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공장 건설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캉쿠아 프로젝트’에는 총 1조2000억원의 금액이 투입된다. 이 중 절반을 ‘에코프로 캠 캐나다 LP’가 담당하고, 나머지 절반을 캐나다 및 퀘벡 주 정부가 보조금으로 부담한다. 양극재 생산 공장인 만큼 합작사 중 에코프로비엠이 가장 많은 지분을 투자한다. ‘에코프로 캠 캐나다 LP’는 에코프로비엠 주도로 설립되며, 포드와 SK온이 자금 출자로 동참한다.

‘베캉쿠아 프로젝트’는 에코프로의 글로벌 전략 아래 진행된 북미 첫 프로젝트다. 공장을 완공하는 오는 2026년에는 약 4만5000t(톤)의 배터리 양극재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한 물량은 전량 SK온을 거쳐 포드의 전기차에 납품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앞서 2027년까지 70만t(톤) 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리딩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베캉쿠아 프로젝트를 완성하면서 글로벌 3각 벨트를 구축하고 프로젝트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에코프로비엠이 중심이 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배터리 양극소재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13만평의 부지 위에 총 사업비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하여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간 전기차 13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극소재 10만8000t 생산이 목표다.

‘데브레첸 프로젝트’에는 리튬 수산화 공정을 맡고 있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질소 및 산소를 공급하는 에코프로에이피 등 에코프로 내 양극재 분야 사업을 수행하는 가족사가 참여하는 등 그룹 역량이 집결돼 있다.

에코프로 헝가리 사업장 구축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양극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 [에코프로 제공]

또 에코프로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약 21만평(69만4000㎡) 부지에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2조 원을 투자해 이차전지용 원료, 전구체, 양극재,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을 수행하는 이차전지 양극재 밸류 체인 허브 ‘블루밸리 캠퍼스(가칭)’ 구축을 위한 용지 매입을 최근 완료했다.

에코프로는 포항 영일만일반산업단지 내 약 15만평(49만6000㎡) 부지에 완공된 이차전지 밸류체인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Closed Loop Eco-System)’을 확장하고 개선해 블루밸리 캠퍼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Closed Loop Eco-System’ 구축에도 에코프로그룹 가족사가 총동원됐다. 에코프로씨엔지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양극재의 주요 원재료인 전구체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수산화리튬 가공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최종 제품인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이 각각 담당한다.

이들 공정에 소요되는 고순도의 산소와 수소는 에코프로에이피가 공급한다. 전 생산공정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집적해 배터리 밸류 체인을 구축함으로써 원가경쟁력은 물론 수직계열화를 통한 물류비 절감, 스마트 팩토리 구축으로 생산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

한편 에코프로의 차별화된 경쟁력인 ‘Closed Loop Eco-System’은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이 전 회장은 2016년 임원들과 토론회를 갖고 “앞으로 양극소재만 생산해서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비용이 100이라면 우리가 60~70%를 컨트롤할 시설을 만들자”고 말했다.

사업은 ‘5.15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통합 벨류체인 시설을 만들면서 ‘5조 원 매출에 15%의 영업이익률을 올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에코프로가 포항에 구축한 ‘Closed Loop Eco-System’은 이러한 강점이 알려지면서 다른 배터리 소재 회사는 물론 배터리 셀 업체, 자동차 OEM들도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