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민연금 조기수령 손해인데, 2년 후 조기수령자 100만 넘는다...왜?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민연금 조기수령하는 사람이 2년 후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일찍 받으면 그만큼 연금액이 줄어들어 손해를 보지만, 지난해 9월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23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 전망(2023∼2027)' 보고서에 따르면 조기노령연금 총수급자는 올해 말에는 85만6000명, 2024년 약 96만1000명을 거쳐 2025년에는 107만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나왔다. 이들에게 조기노령연금으로 지급될 전체 급여액도 올해 말 약 6조4525억원, 2024년 약 7조8955억원 등에 이어 2025년에는 약 9조3763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공단 내부 자료를 보면, 노령연금(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받는 일반적 형태의 국민연금)을 원래 수령할 나이보다 앞당겨 받는 조기노령연금 총수급자는 매년 늘고 있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12년 32만3238명에서 2013년 40만5107명, 2014년 44만1219명, 2015년 48만343명, 2016년 51만1880명, 2017년 54만3547명, 2018년 58만1338명, 2019년 62만1242명, 2020년 67만3842명, 2021년 71만4367명, 2022년 76만5342명 등으로 늘었다.

조기노령연금 총수급자는 올해 들어서도 1월 76만4281명, 2월 77만7954명, 3월 79만371명, 4월 80만413명 등으로 계속 불어 처음으로 80만명을 넘어섰다.

조기노령연금은 법정 노령연금 수령 시기를 1~5년 앞당겨서 받는 제도다.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해 노령연금을 받을 나이가 될 때까지 소득이 없거나 소득이 적어 노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들의 노후 소득을 보장해주려는 취지로 1999년 도입됐다.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연 6%씩(월 0.5%씩) 연금액이 깎여 5년 당겨 받으면 최대 30% 감액된 연금액으로 평생을 받게 된다. 즉 5년 일찍 받으면 원래 받을 연금의 70%를 받고, 4년 당기면 76%, 3년 당기면 82%, 2년 당기면 88%, 1년 당기면 94%를 받는다.

분석 결과, 월평균 268만원 소득에 20년 가입한 65살 가입자의 경우 정상적으로 받으면 최초 수급 때 월 연금액은 54만원이지만, 1년 앞당겨 받으면 51만원으로, 5년 앞당겨 받으면 38만원으로 감소한다. 20년 동안 받는다고 가정하고 생애 총급여액으로 살펴보면, 65살 정상 수급 때 1억985만원이던 연금 총액은 1년 앞당기면 2.1% 감액된 1억750만원으로, 5년 앞당기면 16.2% 감액된 9210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럼에도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2년 후 100만명을 넘어서는 이유는 지난해 9월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강화된 탓이다. 피부양자 인정 소득 기준이 연 3400만원에서 연 2000만원으로 강화되면서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의 세전 수령액이 연 2000만원이 넘거나 각종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돼 지역 건보료를 내야 한다. 연금을 일찍 받아 수급액이 줄어 연간 수령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건보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사업 부진, 건강 악화 등과 같은 비자발적 사유로 소득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고 생활비를 마련하려면 불가피하게 국민연금을 조기에 신청해서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밖에 조기노령연금이 자신에게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나름 판단한 것도 중요한 이유로 제시됐다.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 연금 고갈에 대한 불안감,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의 중복조정에 대한 불만, 나중에 연금을 받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타는 게 낫다는 생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조금이라도 젊을 때 여유 있게 생활하고자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했다는 뜻이다.

fact051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