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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엔 동조화 심화…“역대급 ‘엔저’에도 韓 수출 큰 타격 없어”
한일, 수출품목 경합도 2012년 이후 감소세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엔/달러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46엔대로 올라서며 작년 11월 이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자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역대급 엔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화가 엔화와 마찬가지로 꾸준히 평가절하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엔화 환율 변동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2012년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심화되고 있는 일본 엔화의 평가 절하에 대해서 다뤘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긴축 기조에 맞춰서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중앙은행(BOJ)이 중심이 돼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을 추구하면서 미국과 금리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서다. 일본 무역 적자 지속 및 최근 경상 수지 흑자 축소 등이 엔화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고서는 엔/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국내 수출단가는 0.12% 하락하고 수출 물량은 0.02% 증가해 수출 금액은 0.1%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 변화가 먼저 수출단가에 영향을 미친 뒤 수출단가의 변화가 수출물량을 변화시킨다는 모형을 설정해 나온 결론이다.

무협은 역대급 엔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원·엔 동조화 심화로 우리 수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2014년 하반기 이후 원/엔 동조화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2021년부터는 두 환율의 움직임이 방향뿐만 아니라 크기에 있어서도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하반기 이후 2023년 6월까지 원/엔 환율 상관계수(0.750)보다 2021년 이후 2023년 6월까지의 상관계수가 더 확대되며 매우 높은 수준인 0.973을 기록하는 모습이다.

세계 수출 시장에서 한·일 수출경합도 201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하는 추세다. 2022년 한일 수출경합도는 0.458로 2012년 대비 0.022p 하락했다.

무협은 “2014년 하반기 이후 원·엔 동조화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특히 2021년부터는 두 환율의 움직임이 방향뿐만 아니라 크기에서도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면서 “지난 10년간 중국과 미국 수입 시장에서의 한일 양국 간 수출경합도는 완화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 한일 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한일 경합 수준이 높은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선박의 경우 우리 수출이 최근 5년간 각각 16.7%, 10.4% 감소하는 등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여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교우위 품목의 수출 타격 정도는 비교열위 품목에 비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한일 수출경합도가 전 산업 평균치(0.458·지난해 기준)를 상회하고, 최근 5년간 경합도가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비교우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품목이어서 우리나라 반도체의 대(對)세계 수출은 2017∼2022년 평균 12.5%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내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엔화 약세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의 수출이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성 제고를 통한 비교우위 개선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R&D 등 수출 지원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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