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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라가미 4계절’로 설명 안되는 韓증시...G2가 열쇠 [G2發 경제불안]
국내 증시 ‘이상기후’ 위협 현실화
8월 코스피·코스닥 상승 마이너스
中부동산 위기, 2500선 붕괴 가능성
상장사 이익 반토막, 美금리 안갯속

국내 증시에도 ‘이상 기후’ 위협이 현실화했다. 금리·실적·주가 흐름을 토대로 증시의 순환성에 대해 설명했던 일본의 세계적 애널리스트 우라가미 구니오(浦上邦雄)의 ‘증시 4계절론’으로 국내 증시의 현재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국면에 놓였기 때문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착점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주요 2개국(G2·미국과 중국)발(發) 경기 침체 위험으로 인한 금융·무역 수지 리스크 확대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은 극대화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상장사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예상과 달리 하반기에도 반등 모멘텀을 맞이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드는 것도 국내 증시엔 큰 부담이다.

▶코스피 2,500선 붕괴 가능성 ↑...상반기 상장사 영업이익 ‘반 토막’=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각각 -4.87%, -6.27%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7월 코스피 지수가 2.66%, 코스닥 지수가 7.80% 각각 상승했던 것에 비하면 짧은 시간 만에 분위기가 급변한 셈이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2,504.50포인트까지 내려앉은 가운데, 증권가에선 2,500 선이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경기 부진 염려 속에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확대된 영향이다. 여기에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한 데다, 반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란 점도 리스크다. 최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반기 결산 실적’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회사 615개사의 올해 상반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53조1083억원으로 전년 동기(111조6807억원) 대비 52.45%나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2.28%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상황이 더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40~50년 만에 발생한 高인플레·긴축 국면...現 증시, 4계절론으로 설명 무리”=경기 상황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강해지고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긴축 선호)’적 시선이 약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증시엔 부담이다.

오는 24~26일(현지시간) 미국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미국 중립금리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강한 경제지표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며, 금리인하 시점도 연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일본의 세계적 애널리스트 우라가미 ‘증시 4계절론’의 잣대론 현재 국내 증시 상황을 읽을 수 없다고 말한다.

‘가을’에 해당하는 ‘역금융장세’로 설명하기엔 금리가 최고점이지만 실적이 ‘바닥’을 찍고 있는 데다, 주가 역시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표현하기보단 ‘박스권’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평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주가·실적이 약세를 보이지만, 금리가 여전히 상승 사이클에 놓여있는 상황 탓에 ‘역실적장세(겨울)’로 표현하기도 부적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이어졌던 고(高)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됐던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 등은 사실상 40~50여 년 만에 나타난 것”이라며 “증시는 물론 경제 구조를 설명하는 전형적인 패턴과 현재 상황이 크게 뒤틀려 있는 상황 속에 기존의 잣대로 현실을 평가하기엔 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韓 증시, 美·中 경제에 달려 있어=향후 국내 증시의 향방의 열쇠는 G2 경제가 쥐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작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7월 소매판매 증가율(2.5%),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에 대한 잇따른 하향 조정 등 중국 내에서 잇따라 발생 중인 리스크는 국내 증시엔 직격탄으로 날아오는 모양새다. 경기 지표가 좋은 미국의 상황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달 초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강등한 데 이어, 무디스가 7일 미국 중소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변동성이 심화하자 안전자산인 달러와 채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2.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한 달 사이 75.4원이나 급등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극대화로 하반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엔 부담이다. 증권정보업체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3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3% 감소했는데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코스피 대형주의 전망치는 1.7% 줄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부동산 이슈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면서 “반도체나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 업종과 철강, 화학 등 산업재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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