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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치솟는 유가…‘인플레→긴축유지→주가하락’ 악순환 일어나나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한동안 안정세를 나타낸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중하고 있고, 긴축 막바지에 들어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한풀 꺾인 증시 흐름에도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10일 발표될 7월 물가지표와 미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8센트(1.06%) 하락한 배럴당 8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주까지 6주 연속 20% 가까이 오르다 이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런던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 가격도 1.04%(0.90달러) 내린 배럴당 85.34달러에 마감했다. 전장 WTI와 브렌트유는 종가 기준으로 모두 지난 4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경제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연 5.25∼5.50%로 올린 바 있다. 시장에선 추가 인상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태였다. 그러나 하락세이던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 물가도 덩달아 오르면서 긴축 기조로 돌아서는 듯한 연준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가는 물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도 꼽힌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하지만, 에너지 가격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스티펠의 최고자산전략가인 배리 배니스터는 “에너지와 식료품은 근원 인플레이션 산정에서 제외되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을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이번주 공개를 앞둔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이번주에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전문가는 10일 발표되는 미국의 7월 CPI는 전년 대비 3.3%, 전월 대비 0.2%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긴축 경계감이 커지면서 뉴욕증시도 조정을 받을 수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투자자들도 고금리·고유가 대응 전략을 찾는 분위기다. 최근 미 국채수익률이 연고점까지 오르며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7일(현지시간)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4.2%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장중 4.293%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여파도 미 국채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선 원유 가격에 베팅하는 상품도 강세다. ‘KODEX WTI원유선물(H) ETF’는 한달 새 15.21% 올랐다. 미국 원유 생산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 ETF’도 14.43%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원유 가격에 반대로 투자할 수 있는 원유선물인버스 ETF 수익률은 -13%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한동안 유가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는 데는 시차가 걸리는 만큼, 오는 10일 미 CPI 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으로 나타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단기와 장기 물가 차이가 확대로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골디락스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엘니뇨 현상과 여름철 수요 증가, 사우디 감산 등의 영향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승세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골디락스 국면에선 벤치마크(S&P500) 대비 초과수익을 달성한 업종인 금융·에너지·산업재·경기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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