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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새만금 설거지는 공무원 몫…부처별 영어능통자 차출
인사혁신처, 각 부처에 영어능통자 10명씩 차출 요청
잼버리 철수 지원...이태원-오송참사까지 피로 쌓인 공무원
"MZ공무원 무더기 사표 이유, 살펴봤으면..."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부안군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한 7일, 행사 관계자들이 세계 각국 대표단이 문화를 홍보하는 부스 앞에 설치된 그늘막을 해체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잼버리 행사 현장으로 대거 출동한다.

앞서 퇴영한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156개국, 3만6000여명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8일 오전 10시부터 태풍 ‘카눈’을 피해 퇴영하는 과정에 안내요원 및 인솔자로 차출된 것이다.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각 중앙부처 운영지원과는 전날 인사혁신처로부터 ‘영어회화 가능한 인원 10명의 명단을 금일 17시까지 제출해달라’는 협조요청을 받았다. 이들은 8~9일 새만금에서 철수하는 잼버리 참가인원 분산 수용시 안내요원 및 인솔자로 일하게 된다. 부처마다 차출 인원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부처가 “모집 중인데 되는 대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잼버리는 전라북도가 주도하고 중앙정부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해왔지만 정부가 전면에 나서 행사를 책임지기로 하면서, 참가자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다. 기업과 종교계도 참가자 안전을 위해 생수와 얼음, 화장실 등 지원 물자를 속속 보내면서 열악한 야영장 상황도 차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4일 “지금부터 대한민국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마지막 한 사람의 참가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관리와 원활한 대회 진행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냉방 대형버스 130대와 냉장·냉동 탑차도 공급됐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의 경로가 애초 예상보다 서쪽으로 변경되면서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참가자들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야영장을 떠나 서울과 수도권 등 숙박시설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이날 차출된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이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다. 다만 차출에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부터, 올해 7월 오송 참사까지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중앙부처 공무원들까지 차출되면서 피로가 누적된 탓이다. 작년 11월 한 부처의 내부 실명게시판엔 한 주무관이 “지친 우리부 직원들은 누가 위로해주나요”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MZ세대 중앙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선 ‘공노비’로 자조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공무원은 “잼버리 철수가 중앙부처 공무원이 나서야 할 일인지 싶다”며 “공무원을 그만두는 MZ들이 많은 이유도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재직 기간 1년 미만 공무원 퇴직자는 지난해 3064명을 기록했다. 퇴직에 따른 공무원연금 가입 해지자로서 파면·해임·당연·직권·사망 등의 사유를 제외한 자발적 퇴직자들이다. 1년 미만 퇴직 공직자는 2020년 1583명에서 2021년 2686명, 2022년 3064명으로 증가해 2년 만에 2배가량 뛰었다. 2년 미만 퇴직자로 범위를 넓혀도 2019년 3225명에서 지난해 6136명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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