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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美 신용등급 강등 땐 2달만에 환율 123.6원 올랐다 [홍태화의 경제 핫&딥]
이번 상황도 비슷한 흐름 우려 ‘환율 촉각’
韓채권값 하락...국채금리 일제 상승

국제 신용 평가사가 12년 만에 다시 미국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환율 급등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나고 있다.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2011년 9월 원/달러 환율은 같은 해 7월 대비 123.6원 올랐다. 다만, 정부는 과거와 달리 극단적인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일부 예견된 사건이고, 경험도 있어 시장이 발작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2011년 7월 1054.5원이던 원/달러(종가) 말일기준 환율은 8월(1066.8원)부터 뛰기 시작하더니, 9월 1178.1원을 기록했다. 2달 사이 11.7%가 급등한 것이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미 신용등급 강등으로 분석됐다. S&P는 2011년 8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부채 한도 인상을 놓고 대립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면서 당국 내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피치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다. 이유도 과거와 유사하다.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대치하다 이를 마지막 순간에야 해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거버넌스의 몰락’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시장에서도 일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위험을 회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리기 시작한 모양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70원 오른 1298.50원으로 마쳤다. 1300원 재진입이 목전이다.

다만, 속도 측면에서 아직 급등세라고 보긴 어렵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5원 오른 1299.0원에 개장했다. 이후 1299.4원까지도 올랐으나 상단에서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이 커지며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불안하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됐지만, 여전히 안전자산이란 인식 때문에 미 국채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가 그랬다. 등급 강등 이후 첫 거래일인 2011년 8월 8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4bp나 하락했다. 채권가격이 그만큼 올랐단 얘기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채권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0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677%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도 연 3.793%로 6.6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 5.0bp, 3.1bp 상승해 연 3.717%, 연 3.717%로 마감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에 불안감을 얘기하고 있다. 2011년 당시엔 그리스를 중심으로 남유럽 국가 불안이 심각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이 오히려 적었던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가 수출 등 여건에서 부침을 겪고 있어, 위험회피 흐름의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 지금은 유럽보다 우리나라가 불안한 상태”라며 “수출도 안되고 금리차도 많이 벌어져 있어 오히려 여건이 그때 보다 좋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일부 예견된 현상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급진적인 반응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경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홍태화 기자

※‘경제 핫&딥’은 경제 상황과 경제 정책 관련 현안을 보다 깊고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경제 상황 진단과 전망은 물론 정책에 담긴 의미와 긍정적·부정적 여파를 풀어서 씁니다. 부작용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또 다양한 의견을 담겠습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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