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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많던 전력기금 요율 3.7%, 안 내린다…전력망 확충 등 대대적 지출혁신
전력기금, 전기사용 많을수록 징수액 증가해 올해 첫 3조원 돌파
폭염에 전기사용 급증·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기업 부담 증가
“늘어나는 전력기금, 전력망 인프라 확충·에너지취약계층 지원”
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폭염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되는 등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전은 다음주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전기요금 상승과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과 전기료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현재 3.7%인 전력사업기반기금(전력기금) 요율을 내년에도 유지키로 했다. 전력기금은 모든 국민이 전기요금에 추가로 3.7%를 붙여 내야 하는 일종의 ‘준조세’다. 연간 2조원대였던 전력기금 징수액은 최근의 연이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올해 처음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전력기금 요율 인하 대신 송·배전망 투자 등 전력망 인프라 확충과 원전 생태계 강화, 취약계층 지원, 에너지 신산업 연구개발(R&D) 등에 전력기금 투입 비중을 높이는 대대적인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자 대규모 정전사태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선 전력망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점도 전력기금 요율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3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력기금 개편안을 놓고 재정·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와 조율 중”이라며 “전력기금 요율 3.7%는 그대로 두고 전력망 확충을 위한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 및 지원과 에너지취약계층 지원 등에 대한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편안은 이달 말 마무리되는 내년 예산안에 담길 예정”이며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전력산업기반기금 징수액은 ▷2020년 1조9718억원 ▷2021년 2조1479억원 ▷2022년 2조3766억원 ▷2023년 3조875억원(예상액) 등으로 3년 사이에 1조원 넘게 증가했다. 전력기금은 전기요금에 3.7% 비율로 부과되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오를수록, 전기를 많이 쓸수록 소비자 부담은 커진다.

전기요금은 최근 1년3개월 새 1kwh당 총 40.4원 인상됐다. 지난해에는 4·7·10월 세 차례에 걸쳐 1kwh당 총 19.3원 인상됐다. 올해에도 지난 1·5월에 각각 13.1원, 8.0원을 추가 인상했다.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로 올해 거두게 되는 전력기금은 지난해보다 7000억원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최악의 폭염에 전기사용이 급증할수록 전력기금도 늘어나는 구조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6~8월 3개월 동안의 전기요금을 추산한 결과 가구당 총 17만8250원으로 집계됐다. 4인 가구가 매달 평균 사용하는 전력량(332kwh) 기준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전기요금(14만5970원)과 비교하면 22.1% 증가한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전력기금의 부담금 요율을 인하하거나 정액제로 소액을 부과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철강과 시멘트, 화학업계는 기금 요율을 3.7%에서 2%로 1.7%포인트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도 요율의 상한선을 정하거나 요율을 인하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정부는 요율 인하보다는 지출구조개편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수요와 보급 비율이 커지는 데 비해 이를 실어 나를 송·배전망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전력기금으로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과 지원방안을 담는다는 방침이다. 현행 송주법의 경우 송변전 설비로 인한 주거상·경관상 영향에 대한 보상으로 주택매수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주거이전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청구율은 대상 주택의 13% 수준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전력은 ‘10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에서 2036년까지 송변전 투자에만 56조 5000억 원이 소요될 것이라 추산했다. 배전 설비에는 31조 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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