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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여행 300만 갔다더니” …엔화 예금 역대 최대폭 증가[머니뭐니]
4대 은행 7월말 잔액 9381억엔
원·엔 환율 한 달 만에 800원대 찍고 등락
엔저 계속된다…“장기 투자 가능성 있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역대급 엔저’ 현상이 길어지고 해외여행 증가로 인해 엔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중은행 엔화예금 잔액이 9000억엔(한화 약 8조1900억원)을 돌파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달 말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9381억414만엔으로 6월(8819억엔)보다 562억엔 증가했다. 엔화 예금이 9000억엔을 넘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엔화 예금 잔액은 1월 7237억엔에서 점차 줄었다가 4월(5778억엔), 5월(6978억엔)에 이어 가파르게 불어났다.

전체 은행권에서도 엔화예금은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 거주자 엔화예금은 74억8000만달러로 전달보다 12억3000만달러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엔화 예금 증가는 엔저에 환차익을 노린 투자가 늘어난 때문으로 읽힌다. 최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을 일부 수정했음에도 엔화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엔테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6월 1일 종가 기준 946.13원이었던 원/100엔 환율은 일본 경제 지표 부진에 등락을 반복하면서, 9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말 BOJ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가 목표치인 연 0.50%를 초과해도 일부 용인하기로 결정하는 등 통화정책 방향 전환 움직임을 보였지만 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것으로 평가되면서 시장은 엔화 가치 하락에 힘을 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은 이번 BOJ의 결정이 통화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는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우에다 BOJ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이 긴축 시그널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했다. 최근의 일본 경제 호황이 일시적인 것이고, 다시 안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완화 정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엔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연합]

이에 따라 엔화는 당분간 변동성을 이어가되 연말 이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미-일 통화정책 차별화가 축소될 것이란 기대가 가시화되면서 엔화 강세 압력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BOJ가 2024년부터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엔화 강세 압력이 점증할 수 있으며, 이르면 올해 말부터 정상화에 대한 선반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은 국채를 워낙 많이 발행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금리를 올릴 수 없다. 재정 적자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당분간 엔화는 저평가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환차익을 노리는 수요는 분명히 있겠지만 빠른 시일 내에 엔화가 가격을 회복하기엔 어렵다.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장기 투자라고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여행 급증으로 인한 ‘환전열풍’에 엔화예금 뿐 아니라 엔화매도액도 증가세다. 실제 5월 국내 4대 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32%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12만 명을 넘어섰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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