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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 재고 역대 최대폭 감소…반도체 반등에 경기 ‘업턴’ 본격화 기대감
통계청, 28일 6월 산업활동동향
늘어나던 제조업 재고 6.2% 급감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반도체 재고도 출하 급증에 격감
빠른 재고조정 속도, 경기 전망 희망으로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경기가 저점을 확인하고 ‘업턴(상승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막혀있던 제조업 판로가 일부 풀리면서 생산 현장을 짓눌렀던 재고가 역대 최대폭 감소했고, 경기선행지수를 비롯한 미래 경기 전망도 긍정으로 돌아섰다. 특히 우리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반도체 산업에서 회복세가 견고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고금리 지속,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재고 수준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고, 전 산업 생산 증가세가 미약하다는 점에서 낙관은 어렵다. 수출이 흔들리면 언제든 다시 하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5월의 높은 증가세(3.0%)에 대한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1.1% 줄었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보다 3.4% 늘며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2분기 반도체 생산도 20.6% 늘었다. 마찬가지로 5분기 만에 증가세 전환이다.

제조업 재고도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대비 제조업 재고 감소폭은 6.2%에 달했는데, 이는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이다. 반도체 재고도 12.3% 줄었다. 수출 등 출하가 41.1% 급증한 덕분이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89억달러로 연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재고 문제는 우리나라 경기 ‘상저하고(하반기 반등)’ 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 원인 중 하나였다. 재고가 쌓이면 필연적으로 ‘재고조정’ 시기를 거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제조업 재고가 너무 많이 쌓여 올해 하반기 수출이 일부 호조를 보이더라도 생산을 중심으로 한 경기 자체는 나아질 수 없다는 우려였다. 이런 가운데 6월 제조업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이같은 우려를 더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 대한 미래 예측도 다소 긍정적으로 변했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국내 대표 금융사 등과 약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해 일본, 미국 등 해외 유망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한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연합]

산업생산과 소비·설비투자가 모두 두달째 증가하면서 경기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세 지표가 두 달 연속 증가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도 아직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일부 나온다. 산업생산 증가 폭이 보합세에 가깝고 설비투자 증가 폭도 크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선행지수 등에서 경기가 조금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분기 말이라는 특수 요인도 있어 더 지켜봐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외 여건도 낙관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더블딥(경기 재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사례를 볼 때 금리가 고점을 기록한 이후 1년 정도가 지나면 물가 안정과 경기침체가 왔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가 상승커브를 그린다 하더라도 부침을 보일 가능성이 많다. 해외경기 둔화는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내부적으로 보더라도 고금리 장기화로 한계상황에 내몰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부동산 침체로 인한 관련 펀드들의 부실화와 금융불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위축돼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길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그간 부진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 모두발언에서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생산이 5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는데,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에 이어 산업생산·소비·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회복 흐름을 재확인시켜 줬다”며 “하반기 우리 경제의 빠르고 강한 반등을 위해 경제활력의 핵심인 수출·투자·내수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세제·재정·금융지원과 현장애로 해소 등 전방위 정책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자체 분석자료를 내고 “6월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하고 2분기 전산업 생산이 0.5% 증가하는 등, 2분기 국내총샌산(GDP) 회복흐름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그간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정부는 취약부문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출·투자·내수 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이행하여 하반기 반등 모멘텀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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