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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문에 움직인 2차전지주, 하루만에 천당서 지옥으로…‘밈 주식’ 한계왔나[투자360]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고평가된 현재 주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자료 없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성 매수에 따라 주목받은 이른바 ‘밈 주식’이 예상보다 빨리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의 분석보다는 주식 커뮤니티나 단체방을 통해 전달되는 일명 ‘지라시’에 의존한 종목들은 하루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장 시작 전후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와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2차전지 비즈니스로 전환중인 기업’이라는 제목의 글이 돌았다.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지만 주가가 아직 충분히 오르지 않았다고 판단한 기업 목록을 담고 있었는데,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25일 폭등했다가 26일 하루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25일 포스코홀딩스는 2.49% 급등했다가 26일 -4.26%로 주저앉았고, 25일 상한가를 찍었던 LS는 다음날 돌연 -5.91%로 주저앉았다. 고려아연(14.59%→-7.25%)과 아이에스동서(5.65%→-6.89%), 풍산홀딩스(9.99%→–4.12%) 등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주요종목들의 주가흐름도 마찬가지였다.

‘2차전지 신드롬’에 따른 에코프로 급등을 목도하면서 기회를 놓쳤다는 허탈감에 밈 주식임을 알면서도 서둘러 관련주를 찾아 투자하는 현상이 빚어졌지만, 당장 에코프로부터 현 주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자료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사실상 눈치게임 속에 차익실현 기회만 노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내가 물릴 수는 없다”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일부의 차익실현에 동조해 순식간에 주가가 널뛰는 현상도 26일 하루동안 극심했다.

2차전지 사업에 손을 댔다는 얘기만 들리면 투자열풍이 불었지만, 정작 급등한 기업들의 2차전지 사업은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도 부각됐다. ‘제3의 에코프로’, ‘제2의 포스토홀딩스’로 지목된 LS그룹은 모회사 LS를 통해 전구체 사업에 진출했지만 아직 공장을 착공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고려아연도 황산니켈과 전구체를 만드는 자회사를 세웠지만, 아직 생산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풍산홀딩스는 자회사 풍산DAK를 통해 2차전지 리드탭을 만들고 아이에스동서는 폐배터리 업체들을 인수해 밸류체인을 구축했지만, 이익이 나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어제 장중 외부에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만한 재료는 없었다. 최근 2차전지 중심으로 개인들의 매매가 투기성으로 번지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이 조금만 약화해도 반대 매매가 급증할 수 있는 국면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전체적으로 과도하게 2차전지에 쏠려 있어 그 종목 급락에 따라 변동이 극대화되는 상황”이라며 “통상 일시적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때 전체 시장이 출렁이는 형태로 변동성이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쏠림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고 경험적으로 볼 때 큰 위험을 안고 있는 매매패턴으로 보인다. 일부 2차전지 대표주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이뤄질 때 위험(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금명간 2차전지 테마주 투자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금융감독원의 대처를 봤을 때, 풍문에 의한 코스닥 급등락을 주시하고 임원회의 전달사항 등의 형식으로 ‘테마주 투자에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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