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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세번 기회 중 한번 놓친 듯”…120만 에코프로·50만 포스코퓨처엠 현실로?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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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서울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 중인 직장인 송두영(36) 씨는 지금도 6개월 전 일을 기억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당시 한 지인이 ‘2차전지 관련주’가 앞으로 유망할 것이라며 2개 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을 때 가볍게 웃어 넘겨버렸기 때문이다. 해당 종목들은 주가가 연초 대비 10배 이상 오른 ‘에코프로’, 2.5배 이상 오른 ‘포스코퓨처엠’이다. 송 씨는 “주변에서 인생에 딱 세 번 귀인을 만난다는 데 한 번은 놓친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당시 투자했던 다른 종목의 수익률은 놓친 2개 종목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인 만큼, 투자 권유를 흘려들은 내 자신이 밉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증시에선 투자자들의 ‘포모(FOMO, 자신만 소외된 것 같은 두려움)’ 증후군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을 특정 주식을 보유한 ‘승리자’와 사지 못한 ‘패배자’로 나누는 대표주가 코스피 시장에선 포스코퓨처엠으로 대표되는 ‘포스코 그룹주’, 코스닥 시장에선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 에코프로 꼽히는 ‘에코프로 그룹주’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탓에 ‘조정장세’에 들어설 수 있단 전망이 나왔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는 이마저도 뚫어내고 주가를 더 높은 곳으로 빠르게 밀어 올리는 모양새다.

이제 관심은 이들 급등 종목들이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언제, 어느 수준까지 이어갈 수 있을 지에 쏠리는 모양새다.

숏 스퀴즈·MSCI 편입 가능성에 에코프로 ↑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2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0.26% 오른 114만60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에코프로 주가는 116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도 전 거래일 대비 3.01% 오른 39만3000원에 거래 중이고, 에코프로 그룹 막내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전 거래일 대비 2.63% 오른 9만3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증시가에선 에코프로 형제주의 주가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다.

우선 추가적인 상승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숏 스퀴즈’ 효과다.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들이는 거래 방식을 의미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 주식을 55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인 789억원의 7배에 이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에코프로 자체의 실적 개선 등 기초여건(펀더멘털) 요인보다는 쇼트 스퀴즈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한 가지는 다음 달에 발표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다음 달에 발표되는 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에 에코프로가 편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8∼20일을 주가 기준일로 삼고 “에코프로는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이 편입 기준점을 크게 상회하므로, 편입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보통 MSCI 구성 종목에 편입되면 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외국계 펀드(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에코프로가 MSCI 지수 편입 때 유입이 예상되는 패시브 매입 수요는 99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절대 금액은 작지 않은 규모이지만 에코프로의 최근 일평균 거래대금 8700억원과 비교하면 1.1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런 호재들을 바탕으로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 초반 에코프로가 120만원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이 각각 40만원, 10만원대에 올라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포스트 에코프로’ 자리 굳히는 포스코 그룹주

에코프로 그룹주의 상승세를 코스피 시장 내 2차전지 소재 대표주로 꼽히는 ‘포스코 그룹주’가 이어 받을 것이란 목소리도 최근 증권가에서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이날 같은 시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12.16% 오른 61만8000원에 거래가 진행 중이다. 장 초반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63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시간 포스코퓨처엠의 주가 역시 전 거래일 대비 7.03% 상승한 52만5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장중 53만30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며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포스코 그룹 2개 종목은 최근 시가총액에서 코스피 내 쟁쟁한 경쟁사들을 차례로 밀어내며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시가총액은 52조2650억원으로 코스피 5위에 올랐다. 6위 LG화학, 7위 삼성전자우, 8위 삼성SDI, 9위 현대차 등을 뒤로 밀어낸 결과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40조6682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톱(TOP) 10’ 자리에 올라섰다.

포스코 그룹주 상승세의 기반엔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 중이란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점이 깔려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1일엔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완성 배터리를 제외한 배터리 원료부터 핵심 소재까지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 계획을 밝혔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A부터 Z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 핵심엔 ‘리튬’이 있다.

개인 투자자의 2차전지 상승 기대감이 에코프로 그룹주에서 포스코 그룹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는 포스코홀딩스 주식 966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9585억원)과 기관(203억원)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대부분 받아낸 결과다. 실제 올해 4월 에코프로그룹주의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포스코그룹주가 반사이익을 얻은 전례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그룹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를 기존 44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성장주가 된 포스코홀딩스의 미래 주가 전망은 좋아 보인다”면서도 “리튬 초도 생산 등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게 향후 투자심리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서는 현대차증권(46만→48만원)을 비롯해 교보증권(29만→46만원), 다올투자증권(27만→48만원), 한화투자증권(43만→45만원), 메리츠증권(41만→45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 “급등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 염두 둬야”

주가 급등으로 단기간 내 조정장세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증권가를 중심으로 에코프로 형제주 주가가 ‘과열 상태’라는 진단이 대다수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80배, 133.34배에 이른다. 두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7.77배, 26.54배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선 주가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수준을 넘었다며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다.

일각에선 에코프로가 현재 과열 상태여서 조만간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계감도 적지 않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 흐름(상승 여부)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시장 가격이 조금 과한 국면이라고 생각한다”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그룹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전방 산업인 전기차 업황이 예상을 밑돌거나 과잉투자 우려 등이 제기될 경우 주가가 조정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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