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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호우·‘인류 식량’ 인질잡은 러시아…식품 값 다 오른다 [푸드360]
값 2배 뛴 복숭아…곡물값도 올라 축산물 가격 상승 우려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시설 하우스 농가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전새날 기자] “안 오른 게 없어요. 이번 여름에 첫 선보인 ‘복숭아 빙수’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임서이(31) 씨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복숭아, 수박 등 과일값이 줄줄이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임씨는 “시장에서 물건 대주는 사장님이 ‘다음주에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으니 미리 사둬라’고 했다”라며 “안 그래도 매출이 떨어졌는데, 비용이 더 늘었다. 속이 타들어간다”고 말했다.

19일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도매시장법인거래정보에 따르면 전날 복숭아 천도(하·10㎏)의 평균가격은 1만3250원으로, 일주일 전(6639원)에 비해 무려 99.5% 높게 거래됐다. 품질이 상급인 수박(8㎏)은 최대 2만1500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1만5277원)에 비해 40.7% 뛴 가격이다.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시설 하우스 농가 모습. [연합]

시금치, 상추, 오이 등 농산물에 이어 여름철에 출하되는 복숭아, 수박 등 청과의 가격 상승이 불 보듯 뻔해졌다. 농산물시장은 산지 상황에 따라 날마다 가격이 변동되지만 마트는 물건을 비축해놓고 팔기에 시차에 따른 가격차가 생긴다. 저장 공간에 비축된 청과 재고가 떨어지는 시점인 다음주부터 일부 여름철 과일 가격이 20~30%가량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복숭아 자체가 빗물을 많이 흡수해 현재 당도가 많이 낮아진 상태”라며 “정상과 비율이 급감해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며칠째 이어진 폭우로, 특히 충북 음성·충주에 있는 대표적인 복숭아 농가가 방제 작업을 해야 하는 적기까지 놓쳤다”며 “폭우로 낙과 피해가 큰데, 앞으로 병충해 피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박 하우스 농가도 침수 피해를 보면서 (유통업체간) 고품질 수박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 수요가 줄었고, 비축된 재고가 있기 때문에, 당장 이번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다음주부터는 수박 값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을 통해 전쟁 중에도 곡물 약 3300만t을 전 세계에 수출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밀가루 등 곡물이 진열된 모습. [연합]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는 ‘흑해곡물협정’이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17일(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만료되면서, 국제 곡물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빵, 면 등 식품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이유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밀 선물 가격은 3.0%, 옥수수 가격은 1.4% 올랐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주로 사료용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생산비 증가로 인한 축산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더해 올해 하반기에는 우유 원윳값 인상이 예정돼 있어 마시는 흰 우유 제품과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빵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dsun@heraldcorp.com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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