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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 높이려, 이름 겹쳐서...아파트단지명 바꾸는 이유
북서울자이폴라리스 투시도

아파트 이름을 두고 입주 및 입주예정자 사이에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다른 아파트와 같거나 유사한 단지명을 쓰면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입주가 끝났는데도 집값을 염두에 두고, 단지명 변경을 추진하는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3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최근 단지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올해 1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에 있는 ‘다산자연앤자이’가 ‘다산자이폴라리스’로 단지명을 바꿨기 때문이다.

애초 ‘다산자연앤자이’는 공공분양 아파트가 분양전환되면서 경기주택도시공사(GH) 공공분양 브랜드인 ‘자연앤’만 뗀 ‘다산자이’로 단지명 변경을 원했다. 그러나 인근 민간분양 아파트인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 입주민들이 혼동의 우려가 있다며 반발했고, ‘다산자이폴라리스’가 됐다.

미아3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단지명이 다른 아파트와 겹친다고 조합원들이 알려왔고, 조합과 시공사에서도 단지명을 바꾸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협의 중”이라며 “입주가 아직 남았기 때문에 논의 후 올해 안으로 단지명을 확정지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1045가구 규모로 지난해 327가구가 일반분양을 완료하고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입주는 2024년 8월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경기도 고양시 덕은지구 ‘DMC리버시티자이’도 입주 직전 ‘DMC한강자이 더 헤리티지’로 단지명을 변경했다. 인근 단지인 ‘DMC리버포레자이’, ‘DMC리버파크자이’와 유사해 외부 방문객과 택배 배송 등에서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시 ‘DMC 한강자이 더 헤리티지 입주자 예정 협의회’는 전체 입주민 88%의 동의를 받고 단지명을 변경했다.

공동주택 명칭 변경은 집합건물법에 따라 아파트 구분소유자 3분의 2 이상이 참여해 집회 결의를 하거나, 집회를 열지 않으면 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으로 구분소유자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일부 단지는 집값 등을 고려해 단지명을 바꾸고 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있는 ‘신촌그랑자이’는 지난달 ‘마포그랑자이’로 단지명을 바꾸는 명칭 변경신청서를 구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행정구역상 마포구에 있지만, 단지명에 신촌이 들어가 일명 ‘마·용·성(마포·용산·성동)’ 프리미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는 일부 주민들의 지적이 있었다. 이에 단지는 지난해 9월부터 단지명 변경을 추진해왔다

외부 요인에 의해 단지명을 변경한 사례도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2020년 3월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로 단지명을 정하고 사업을 추진했는데, 조합 집행부 불명예 퇴진과 단지명이 길다는 지적 등이 겹쳐 조합원들 사이에서 단지명 변경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새 조합 집행부는 ‘올림픽파크 포레’로 단지명 변경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를 예상한 누군가 먼저 상표권을 출원했고, 결국 지난해 ‘올림픽파크 포레온’으로 단지명을 바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지명이 유사하거나 겹치면 입주자들이 꺼리기 때문에 단지명 변경은 상당히 예민한 문제”라며 “입주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단지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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