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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새주인 찾는 HMM, 이달말 매각공고로 본격 시동

[헤럴드경제=김상훈·심아란 기자] 국내 최대 선사 HMM 매각작업이 이달 말 매각공고를 기점으로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4월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매각자문단을 꾸리고 작업에 착수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매각 측은 연내 매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비싼 몸값,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처리 문제 등의 변수로 계획대로 인수자를 찾을지 주목된다.

산은·해진공 지분 40% 매각, 공개경쟁 입찰 전망…희망가격 7조~8조원 달할 듯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자문단은 이르면 이달 말 HMM 매각공고문을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삼성증권(매각자문), 삼일PwC(회계자문), 법무법인 광장(법무자문) 등으로 매각자문단을 꾸리고 지난 4월부터 기업 실사와 잠재 매수자 물색, 거래구조 설계 등 매각 컨설팅작업을 진행해왔다.

최근 컨설팅이 마무리되면서 매각 측은 이르면 이달 말 매각공고문을 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매각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태핑(수요조사) 중”이라며 “조만간 컨설팅에 대한 최종 결론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각작업은 거래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토킹호스(사전 예비 인수자) 방식이 적용된 대우조선해양 사례와 달리 HMM은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은 어려운 구조다. 상장된 정상 기업임에 따라 경쟁 입찰을 통해 매각가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란 분석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공개경쟁 입찰 가능성이 엿보인다.

매각공고가 이뤄지면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시작으로 이후 예비 입찰과 본입찰을 거쳐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HMM 매각 대상 지분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20.69%와 해양진흥공사의 지분 19.96% 등 40.65%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HMM의 시가총액은 9조472억원으로, 이 중 매각 대상 지분의 산술적 가치는 약 3조7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HMM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영구채도 잠재 처분 대상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매각 희망가격이 7조~8조원에 달할 것이란 평가다.

비싼 몸값에 2조6800억원 미상환 영구채 처리 문제까지 변수 多

HMM 매각과 인수희망자 양쪽의 최대 고민거리는 신종자본증권 처리방법으로 지목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HMM의 미상환 영구채 잔액은 2조6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8~2020년 사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형태로 발행됐다. 표면 만기는 30년이며, 인수자가 풋옵션(조기 상환 청구권)을 보유하지 않아 자본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 영구채로 분류됐다. 현재 산업은행이 1조8400억원, 해양진흥공사가 8400억원어치씩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행사가액은 주식 액면가와 동일한 5000원이다. 이달 HMM 주가는 행사가를 3배 이상 웃도는 1만8000원대에 형성된 만큼 CB와 BW의 보통주 전환권 가치는 치솟아 있다. 영구채 처리 셈법이 복잡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영구 CB와 BW가 낮은 가격에 대량으로 발행된 탓에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잠재 주식 수는 지금까지 HMM이 발행한 보통주식 수를 초과한다. 지분 희석을 고려하면 영구채를 보통주로 전환시킨 이후 장내 매도나 블록딜 등 단계적 처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로서도 보유 주식 수가 증가할수록 처분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매각 측의 원활한 투자금 회수와 원매자의 인수 부담을 줄이려면 영구채를 상환하는 선택지도 고려해볼 수 있다. HMM이 팬데믹시기 최대 실적을 올리며 곳간을 넉넉히 채워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HMM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은 12조9694억원을 기록 중이다.

우선 올해 10월 산업은행이 보유한 1조원어치 CB와 BW에 대해 콜옵션이 효력이 시작된다. HMM 영구채는 발행 5년이 경과한 시점에 금리조건을 변경하는 스텝업(Step up)을 통해 발행사의 중도 상환을 유도하고 있다. 상환하지 않을 경우 현재 3%인 쿠폰금리가 6%로 300bp 상승하는 만큼 HMM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다. 그 이후에도 직전 사업 연도 이율에 연간 25bp씩 가산되는 조건이 달려 있다.

시장 관계자는 “비싼 몸값과 영구채 처리 문제 등으로 ‘전략적 투자자(SI)’ 가운데 대기업 등의 관심도는 낮아진 상태”라며 “HMM은 유일한 국적 선사인 만큼 ‘재무적 투자자(FI)’에 매각할 개연성은 낮고 그동안 인수 후보군에 언급됐던 SM그룹, 하림 등의 움직임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award@heraldcorp.com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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