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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율촌, 북미·유럽 현지화 발판 히든챔피언 도전”
9월 상장 이흥해 대표 인터뷰
“인발강관 기술력 국내 최고”

“별 볼일 없던 기술력에서 시작해 일본을 넘어 미국 완성차는 물론, 독일 고급차 브랜드까지 고객사 목록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기차(EV) 시대를 맞아 멕시코, 폴란드 현지 생산기지를 통해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확장함으로써 ‘히든챔피언’ 자리에 한번 도전해 보고자 합니다.”

이흥해 율촌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코스닥 상장에 나서는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1986년 설립된 율촌은 자동차 부품, 건설·광산 채굴용 장비, 가구 등으로 사용되는 ‘인발강관’을 제조하는 회사다. ‘인발(引拔·drawing)’은 정해진 굵기의 구멍을 끊임없이 통과시켜 파이프 같은 금속 관이나 선재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율촌을 한 마디로 ‘금속 소재 글로벌 강소기업’이라 소개했다. 그는 “국내 동종업계 20여개사 중 매출 규모로는 2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지만, 대구경부터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초정밀 소구경 제품까지 고객 수요에 맞춰 다품종 소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만큼은 국내 1위라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율촌은 자동차 부품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의 75.8%가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인발강관 시장에서 자동차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이미 개발을 완료한 뒤 양산 돌입을 준비 중인 신규 아이템으로 전기차 시대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율촌이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율촌이 가장 먼저 타깃으로 삼았던 국가는 일본이다. 이 대표는 “높은 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는 세계 1위 완성차 회사 일본 도요타만 뚫을 수 있다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포드는 당연히 돌파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율촌은 2004년 도요타·혼다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본 현지 업체에 인발강관 제품을 처음 수출하는 데 성공했고, 3년이 지난 2007년에는 미국 자동차 부품사와 납품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율촌은 생산 기지를 현지에 구축하는 데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미 시장을 겨냥해 율촌은 2014년 멕시코에 지난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6년에는 현지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 7년간(2016~2022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42%에 달한 결과 작년엔 매출액 397억원으로 361억원을 기록한 국내 법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율촌 멕시코는 투자자로 나선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MPPC가 각각 6.2%, 5.6%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포스코 관련주’로 꼽히는 이유다.

해외 사업의 호조 덕분에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매출은 2020년 386억원, 2021년 569억원, 2022년에는 758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2020년 18억원에서 지난해 51억원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68억원에 2억3000만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체 매출의 81%가 해외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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