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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년째 제자리’ 예금보호한도 5천만원→1억원 상향될까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놓여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23년째 1인당 ‘5000만원’에 머물러 있던 국내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서 발주한 관련 연구용역 보고서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며, 핵심 쟁점인 예금보험료율(예보료율) 인상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여전히 예보료 인상을 꺼리는 데다, 업권별 입장차도 커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1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과 릴레이 비공개회의를 가졌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보호제도 손질을 위해 운영 중인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 결과에 대한 중간보고 및 질의를 받는 자리였다.

예보료란 금융기관이 고객들에게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지급 불능 사태에 이르게 됐을 때를 대비해 예보가 금융사로부터 받아 적립해 놓는 돈이다. 현재 예금자보호법상 예보료율은 예금액 대비 은행 0.08%, 증권사·보험사 0.15%, 저축은행 0.4%다. 예금보험기금 보험료 수입액은 작년 기준 2조2089억원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보고서에는 ‘예금자보호한도 현행 유지 시’ 혹은 ‘1억원 상향’ 시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 예보료율 변화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세부 문구 수정 작업 등을 거치고 있으며 최종본 확정을 앞두고 있다.

현재 정부 및 여론의 주된 의견은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1년 이후 23년째 5000만원인 보호 한도를 경제 규모나 해외 주요국 보호 수준에 맞춰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해외 일부 은행들에서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이 나타나며 관련 목소리에 더 힘이 실렸다. 예금자 보호 지급 한도를 2억원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한 법안도 나왔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한에 따른 예보료율 인상 시나리오를 꺼리고 있다. 한 협회 관계자는 “보고서에 기존보다 많이 상향된 숫자가 나오다 보니 우리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협회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예금자보호한도 상향과 관련해 (부도 등) 위험이 크지 않아 실익이 없고 보험료 부담만 커진다”고 말했다.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를 감안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예보료 인상 부담이 예금금리 인하 및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고, 한도를 모든 업권에 동일하게 올릴 경우 금리 매력이 있는 저축은행으로의 자금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예보는 적정 보호 한도 및 예보료율 수준과 관련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오는 8월까지 예금자보호제도 개선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도 상향은 예보기금 규모가 늘어야 가능한 것이고, 그건 또 예보료 인상과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며 “TF에서 검토한 결과를 9~10월에 국회에 보고하면서 최종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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