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단독 패션 브랜드‘ 라우렐’ [롯데홈쇼핑 제공]

길어지는 경기 불황에 TV 시청자까지 줄어 위기를 맞은 홈쇼핑 업계가 PB·LB(라이센스 브랜드) 등 저렴하면서 수익성 높은 제품들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CJ온스타일·현대홈쇼핑(가나다순), 홈쇼핑 3사는 최근 단독 브랜드 제품군을 늘리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독 브랜드란 말 그대로 특정 홈쇼핑 업체가 단독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를 말한다. 홈쇼핑업체가 직접 기획부터 제작까지 하는 PB, 기존에 있는 브랜드와 독점 계약해 판매하는 LB 두 종류로 나뉜다.

롯데홈쇼핑은 2개의 PB(LBL·더 아이젤)와 6개의 LB(라우렐·조르쥬 레쉬·폴앤조·르블랑페이우·데렉 램 10 크로스비·안나수이), 총 8개의 단독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르블랑페이우’와 ‘안나수이’는 지난해 F/W(가을·겨울) 시즌용으로 처음 선보였다. ‘데렉 램 10 크로스비’는 올해 S/S(봄·여름) 시즌에 출시됐다. ‘LBL’과 ‘더 아이젤’의 올해 S/S 방송 주문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증가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S/S는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와 젊은 트렌드를 선호하는 영포티(젊게 사는 40대)를 겨냥한 제품을 늘리고 있다”며 “S/S 시즌용 신상품 60여 종을 계속 공개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CJ온스타일의 단독 브랜드‘ 더엣지’ [CJ온스타일 제공]

CJ온스타일은 패션뿐만 아니라 리빙, 건강기능식품 등 여러 품목에서 총 23개의 단독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패션 분야의 단독 브랜드가 16개로 가장 많다.

가장 대표적인 패션 단독 브랜드는 ‘더엣지’다. 2011년 출시한 더엣지는 2019년 연간 주문 수량 165만건을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244만건을 기록했다. 비(非)패션 분야의 대표적인 PB는 디퓨저, 향수 등을 취급하는 ‘테일러센츠’다. 2019년 4분기 출시 첫해 주문금액 1억원을 기록한 뒤 계속 성장하며 2021년에는 75억원까지 증가했다.

CJ온스타일은 앞으로도 차별화한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 더 힘을 줄 계획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아트웍스코리아에 CJ온스타일의 남성 패션과 리빙 브랜드를 흡수해 브랜드웍스코리아를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홈쇼핑의 LB(라이센스 브랜드)인 ‘고비’ 제품들 [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도 1개의 PB(라씨엔토)와 7개의 LB(고비·제이바이·이상봉에디션·마틴발·데미안·크레송·에바큐브), 단독 브랜드 8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프리미엄 브랜드·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단독 브랜드 판매 전략이 가성비를 강조한 묶음 판매가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프리미엄 소재 위주의 단독 브랜드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 몽골 캐시미어 소재 특화 브랜드인 ‘고비’가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4년 연속 현대홈쇼핑 의류 상품 재구매율 1위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디자이너 정구호 씨와 협업해 운영 중인 ‘제이바이’도 2016년 출시 이후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늘며 올해 초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홈쇼핑업체들이 단독 브랜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TV 시청층이 줄어드는 데다, 경기 불황마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상반기보다 0.67% 증가한 3624만8397명을 기록했다. 0%대의 증가율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하반기 증감률(1.88%)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지면 같은 품질에 더 저렴한 PB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NB(제조사 브랜드) 제품보다 마진도 높아 홈쇼핑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며 “홈쇼핑업체들은 앞으로도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며 체질 개선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