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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뛰어오르는 일본 경제
원/엔환율 8년만에 최저치
BOJ, 나홀로 저금리 정책 지속
미국도 엔저 용인하는 분위기
“장기 디플레이션 탈출” 청신호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최저로 내려왔다.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 완화 정책이 계속되면서 ‘역대급 엔저’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덩달아 일본 경제 지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고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디플레이션의 그늘을 벗어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오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간 것은 2015년 6월 25일 이후 8년 만이다.

엔/달러 환율도 장중 141.967엔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이후 141.4엔대까지 하락했다. 원/엔 환율 또한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05.21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기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에도 일본은 ‘나홀로 재정완화’ 정책을 고수했다. 올해 들어 일본 소비자물가상승률도 3~4%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오르면서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전히 같은 금리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 수익률 목표치를 0% 수준(±0.5%)으로 유지해 기존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추가 긴축 의지를 보인 상황에도 일본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엔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 경제 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벗어난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면서 “한동안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세적으로 급등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엔저 현상은 장기화될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어 엔화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엔저를 용인하는 분위기”라며 “미국이 일본 주식이나 회사를 사들이기에 좋고 엔저로 일본 제조업이 성장할 경우 중국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덩달아 수십년 간 침체를 겪던 일본 경제도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본 실질 경제성장률(GDP)는 올해 1분기 전분기 대비 2.7%(연율 기준)를 기록했다. 수출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로 낮은 일본은 대면 서비스 수요 확대가 경제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GDP 디플레이터가 최근 완만하게나마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 특히 그동안 감소했던 명목 GDP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경제가 성장할 경우 장기적으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김 교수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고 물가가 더 오르면 통화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다”며 “현재 엔화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부분이 있다.

여기서 저평가 정도가 확대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일본은행이 10년물 국채수익률 목표를 올해 4분기나 내년 상반기 0.75% 혹은 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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