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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파적 스킵’에 찜찜하지만…韓증시는 일단 안도 [투자360]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올해 2회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인상 ‘중단’이 아니라 ‘매파적 스킵(건너뛰기)’이라는 반응이 나왔지만, 한국증시는 15개월만의 기준금리 동결과 미국 반도체업종 강세에 주목하며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나란히 상승출발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0.16포인트(0.39%) 오른 2629.24에, 코스닥은 5.79포인트(0.66%) 뛴 877.62에 개장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3원 내린 1274.2원에 출발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 연준이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금리동결을 단행했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도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시 증시 수익률은 대체로 양호했다. 1980년 이후 금리 인상 종료 국면에서 S&P500 기준 3개월 누적 수익률은 4.2%, 6개월 누적 수익률은 11.2% 수준”이라며 “업종별로는 여전히 IT 위주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시사에도 미 증시가 나스닥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점은 한국증시에 긍정적”이라며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견고하다. 한국 증시는 강세 출발후 종목별로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미국의 혼재된 경제지표와 통화 긴축 불확실성은 미 달러화를 강보합권내 등락을 보이는 흐름으로 끌고가겠으나, 연말로 갈수록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면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은 3분기 중 1300원 초반~중후반에서 등락을 보이겠으나, 연말에는 다시 1200원 후반대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밤 미국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5.00%~5.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이후 나온 첫 동결이다.

여기까지는 시장의 예상과 같았으나, 연준이 올해 2회 더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회 더 금리를 인상하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왔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상치를 종합한 점도표는 상당히 매파적이었다. 연내 최종금리 중간 값은 5.6%(5.5~5.75%)로 직전 전망치(5.1%)보다 0.5%포인트나 올라갔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가 5.00~5.25%임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베이비스텝을 두 번 더 단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나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렸으나, 국내 투자자들은 이전보다 다소 완화된 스탠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7월 FOMC는 (경제지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생방송’에 가까울 것”이라며 “경제전망은 FOMC의 결정이나 계획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달라.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정책 경로를 조정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0.5%포인트 추가 인상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번 동결을 ‘스킵(건너뛰기)’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결국 연준은 근원 물가의 상방 리스크로 인해 매파적인 톤을 유지하려 하지만, 추가 인상에 대한 확신이 약화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일단 건너뛰겠다는(Skip) 연준의 선택은 결국 일시정지(Pause)로, 그리고 일시정지가 장기화되며 금리 인상 중단(Stop)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점도표 상향 조정은 금리 인상보다는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음에 보다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은 연말 기준 소폭 하향조정해 시장이 염려하는 내년 경기탄력 둔화 가능성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는 헤드라인의 경우 올해 예상을 낮췄지만,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을 3.9%로 상향하면서 경계심리를 높게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금리 결정 이후 연준이 예상보다 더 높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일제히 하락했으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계속되면서 일부 지수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2.79포인트(0.68%) 하락한 3만3979.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8포인트(0.08%) 오른 4372.59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3.16포인트(0.39%) 상승한 1만3626.4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업종별로는 IT(+1.14%)와 커뮤니케이션(+0.13%)이 상승했고 경기소비재(-0.11%), 산업재(-0.29%), 금융(-0.37%), 소재(-0.43%), 에너지(-1.12%)는 하락했다. 추가인상 우려가 새롭게 반영되면서 경기 민감업종은 부진한 반면, 경기와 관계 없이 실적이 상향되며 주가가 상승한 기술주 중심의 시장 추세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도 급락했다. 이날 오전 8시35분 글로벌 코인 시황 중개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 내린 개당 2만5088달러에 거래됐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대장주인 이더리움도 4.9% 떨어진 개당 1650달러를 나타냈다.

FOMC 결과 발표 이후 업비트에서는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비트코인과 리플이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되는 일도 발생했다. 국내와 국제 비트코인 가격 사이에 3% 이상의 시세 차이가 발생함에 따른 결과였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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