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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파’ 연준에 韓美 금리차 더 벌어지나…외인發 증시랠리 ‘찬물’ 우려 [투자360]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50bp(1bp=0.01%p)나 올려 잡은 최종금리 수준과 연내 피벗(Pivot·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딱 잘라 선을 그은 ‘매파’ 연준의 모습에 더 큰 관심을 뒀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예측 범위를 넘어서는 수준의 점도표가 공개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 수순에 들어섰다고 봤던 자본 시장으로서는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상이란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국내 증시 역시 당장 원/달러 환율 하락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한미 금리차가 더 확대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강력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세를 바탕으로 하반기 랠리를 기대하던 국내 증시엔 불확실성이 추가된 모양새다.

FOMC 위원 18명 중 12명이 연내 0.5%p 추가 금리인상 베팅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14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만장일치로 기준 금리를 5.00~5.25%로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작년 3월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 후 10번의 FOMC에서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15개월 만에 멈춰선 것이다.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FOMC 결과보다는 연준이 3개월마다 공개하는 점도표였다. 이번 동결이 '금리 인상 중단'인지, 혹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시적으로 금리 인상을 건너뛴 것에 불과한 지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 점도표에서 FOMC 위원 18명 중 12명이 최종금리 5.75%를 전망하며 최소 2차례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p 인상)'에 베팅했다는 점은 시장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4명도 1회 0.25%p 인상에 손을 들었고, 단 2명 만이 동결을 예측했다. 18명 중 10명이 올해 금리가 최고 5.25%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입장을 내놓은 지난 3월보다 더 매파적 분위기가 확산된 셈이다.

FOMC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기준금리를 더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라며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며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미 증시 전문가들도 올해 두 번의 추가 인상을 예상한 이번 FOMC 회의가 확실히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한다. BOK파이낸셜의 스티브 와예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추가로 더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며, 경제가 (연)착륙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시각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표현”이라며 이번 성명의 명확한 메시지는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韓美 금리차 연내 최대 2.25%p도 가능

당장 연준이 연내 추가 인상을 강력 시사함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가 우려된다. 이미 1.75%p 차이로 역대 최대폭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미 금리차가 올 연말 최대 2.25%p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사상 유례 없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를 토대로 ‘서머랠리’에 이어 ‘상고하고(上高下高)’ 기대까지 나오는 국내 증시로서도 미 연준의 태도는 분명한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회 추가 베이비스텝 가능성에 대해선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지만 추가 1회는 분명한 부담”이라며 “당장 주가 악영향이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경상수지 적자 장기화 등 펀더멘털 차원의 악재와 더해져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역시 이창용 총재가 수 차례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지만 원화 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나 수입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인상 등의 리스크를 안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타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회(0.25%p) 추가 인상에 그칠 것”…韓 증권가 낙관론

다만, 국내 증권가에선 이번 연준의 ‘매파적 동결’에 대해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한 모양새다. 점도표 상항이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공포탄’이라는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이 제시했던 연내 기준금리 0.5%p 추가 인상이 그대로 구현되기보다는 1회(0.25%p) 정도 인상에 그치고, 정책적인 여지를 남기는 방향으로 행보가 구현될 확률이 높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나서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긴축된 금융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아진 정책금리와 여전히 진행중인 재정긴축(QT)이 연내 미 연방정부의 대규모 자금조달과 맞물려 시중은행의 예금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긴 흐름에서 올해 후반부에는 연준이 완화로 선회할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금리 동결, 일단 즐기자’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추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사실상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금리동결에 따른 달러화 추가 약세 현상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지지할 수 있음도 금융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금의 강력한 외국인 순매수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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