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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 감소시대 본격화...“2030년 이후 부동산 비중 줄여라”
박원갑 KB국민 수석전문위원
저성장 국면 겹쳐 패러다임 변화
도심 중심 필요한 부동산만 보유
시세 차익보다 현금 창출이 중요

“집과 부동산은 다릅니다. 삶의 안식처인 집은 필수재이지만 부동산은 하나의 자산 항목에 들어갈 뿐이죠. 특히 인구감소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KB금융 프리미엄자산관리센터 ‘더 퍼스트’에서 최근 만난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앞으로 부동산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침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집값이 우상향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꽤 오랜 시간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출생률 0.78명이라는 숫자는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간의 패러다임으로부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박 위원은 2030년 이후에는 인구감소에 따른 부동산 위축을 예상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에 저성장 국면까지 고려하면 우선 원화자산인 우리나라 부동산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는 게 필요하고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을 50대 50으로 유지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당장 비율을 맞추려고 하기보다 인구감소가 현실화될 즈음인 5년 혹은 10년 후 이 비율을 맞추도록 로드맵을 짜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인구감소 시대의 부동산의 특징은 ‘초양극화’라는 정의도 내렸다.

그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대도시는 인구 충격이 덜하고 시골, 중소도시는 슬럼화가 발생할 것”이라며 “일본도 버블 붕괴 이후 다른 지역보다 회복이 많이된 곳은 대도시 도심이었던 만큼 앞으로는 필요한 부동산만 보유하되 도심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눈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세 차익보다 현금 흐름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라는 것이다. 박 위원은 “저성장 시대에는 기대자본이득이 낮을 수 있으니 월세로 중간중간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부동산은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또 다른 금융상품이라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는 만큼 월세는 수익률과 지속성을 동시에 고려해 판단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어 환금성도 부동산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 잣대로 꼽았다. “만약 실물경제가 저성장을 하게 되면 부동산 가격도 크게 오를 수 없고, 이렇게 되면 거래량도 줄어들 것이다. 팔고 싶어도 못 팔 가능성이 있기에 부동산을 사더라도 언제든지 팔 수 있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은 “집은 우리에게 행복의 공간이지만 부동산은 결과에 따라 행복일 수도, 불행일 수도 있다”며 “‘하우스푸어’는 있어도 ‘홈푸어’는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구감소 시대의 부동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오는 15일 오후 1시30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리는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3’에서 들을 수 있다. 박 위원은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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