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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준다더니 우대금리로 현혹...당국 “‘눈가리고 아웅’ 안된다”
은행들 기본금리 3.5~4.5% 그쳐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 채워야
당국, 소비자포털 세부사항 공개

매월 70만원을 5년간 부어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연 6%까지 준다는 금융당국의 설명과 달리 지난주 각 은행들이 공시한 기본금리는 최고 4.5%에 그치고 있어서다. 연 6%까지 받으려면 우대금리 조건을 다 채워야 하는데,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 ‘우대 없는’ 우대금리 꼼수가 난무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금리 현혹을 막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은행별 기본·우대금리 대동소이=12일 금융권에 따르면 11개 시중 은행은 지난 8일 청년도약계좌의 잠정 최고 금리로 5.5~6.5%를 발표했다. 현재 참여은행들은 15일 공식출시 전에 막바지 최종금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지난주 발표된 1차금리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애초 청년도약계좌는 연 6% 금리로 5년간 매달 7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지원금, 비과세 혜택 등을 포함해 최대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막상 금리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은행들이 발표한 기본금리는 3.5~4.5%사이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총급여 2400만원 이하 ▷종합소득과세표준 합산 종합소득 1600만원 이하 ▷연합정산한 사업소득 1600만원 이하인 경우 적용되는 소득우대금리 0.5%포인트를 맞추더라도 나머지는 모두 우대금리로 채워야한다. 은행별 우대금리는 최소 1.5~2%로 책정된 상태다.

그렇다고 우대금리를 채우는 요건이 쉬운 것도 아니다. 현재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만기까지 가입 유지 ▷마케팅정보 동의 ▷카드결제 실적 충족 ▷급여이체 통장 ▷주택청약 ▷첫거래 등 각종 부가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요건을 얼마나 충족하느냐에 따라 우대금리가 달라지다보니 월 70만원 불입이 가능한 청년이라하더라도 6%를 모두 채워 5000만원을 수령할 수 있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은행들은 무조건 금리를 높이기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높게 설정된 금리 탓에 은행들은 감수해야하는 역마진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의 우대금리 조정 압박에도 신중한 스탠스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의지에 부응하긴 하지만 역마진까지 감수해야하는 상황에서 우대금리를 통한 눈치싸움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기본금리 위주 공시에 사회공헌 실적도 포함 검토=은행권의 금리 꼼수에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는 건 결국 가입자다. 또 금리 수준도 은행별로 큰 차이가 없다. 최고 6.5%를 내세운 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기본금리에 우대금리 수준이 비슷한 탓이다. 기업은행의 청년도약계좌 최고 금리는 기본금리와 소득·은행별 우대금리를 더해 6.50%라 자금쏠림이 우려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점을 고려해 은행별 금리수준 및 세부사항을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금리 수준이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를 막고,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재훈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장은 지난 9일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은행들이 달성하기 어려운 우대금리를 제시해놓을 수 있어서 금리를 공시할 때 우대금리 공시를 줄이는 방식으로 개편안을 만들려고 하는 중”이라며 “기본적으로 금융소비자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금리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우대금리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등 제도적으로 개편해 소비자를 현혹시키지 않도록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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