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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수 리포트’ 일색인 리서치센터장 소집한 금감원 왜?[투자360]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리포트의 ‘매수 쏠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증권사 리서치센터 센터장들과 간담회를 연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밝힌 데 이어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지만, 증권사는 매도 리포트 작성 시 기업 금융 부문이 실적 타격을 입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리서치 센터가 발간한 리포트 중 매도 비중이 1%를 넘는 국내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지난 3월 31일 기준 미래에셋증권과 DB금융투자가 매도 리포트 비중 0.7%로 가장 높았고, 유진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0.6%로 뒤를 이었다. 그 외 증권사는 모두 매도 리포트 비중이 0%에 불과했다. 특히, 부국증권, DS투자증권은 매수 리포트 비중이 100%에 달했다.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매수 리포트 일색인 리서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이날 오후 간담회를 개최한다. 금감원은 국내외 리서치센터 10곳 센터장을 모아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서치 센터장들과 머리를 맞대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결론을 가지고 만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에선 매도 리포트 발간 시 발생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았단 볼멘소리가 나온다. 리서치 센터에서 분석을 진행하는 기업이 증권사 기업금융 부문의 주요 고객인 만큼, 해당 기업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당 기업이 매도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를 기업설명회(IR) 등에서 배제해 리서치 업무에 직접적인 불이익을 준 사례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에 소속돼 있는 리서치센터인 만큼 회사의 이익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공익성을 띤 연구소·연구원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 일부 기업들이 매도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를 IR에서 배제하는 등 불이익이 있었다”며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데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면서 애널리스트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애널리스트가 에코프로에 대해 과열이 우려된다며 매도 의견을 내자 금감원에 민원이 이어졌고, 해당 애널리스트가 금감원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목표가를 낮추거나 보고서 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매도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리서치 보고서 신뢰성 및 독립성 제고를 위해 독립리서치 회사(IRP·Independent Research Provider) 제도 편입 역시 검토하고 있다. 독립리서치는 현재 유사투자자문업에 속하고 있으나 금융투자업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리서치는 기업금융 사업과 분리돼 있어 투자 의견 제시가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란 판단이다. 독립리서치는 증권사 내 설립된 리서치센터와 달리 리서치 제공을 전문으로 하는 독립된 회사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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