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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2월 원화가치 절하폭 34개국 중 최대…무역수지 적자·강달러 탓”
미 달러화 약세에도 원화가치 동반 약세
태국·남아공·아르헨티나·러시아 공통현상
수출 부진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로 우리나라 화폐 가치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최근 무역수지 적자가 10개월 이상 이어지는 등 수출 부진으로 우리나라 화폐 가치가 다른 나라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수록된 ‘최근 환율 변동성과 변화율의 국제비교 및 요인 분석’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21.3원까지 치솟았다. 환율 변화율로만 살펴보면 34개국 통화가치가 평균 3.0% 절하되는 동안 원화 가치는 7.4% 절하됐다. 34개국 중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환율 변동성은 0.7%포인트로 34개국 평균인 0.6%포인트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에 걸쳐 원화 가치가 달러화 움직임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움직인 데 이어 올해 3월 하순 이후에는 미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화가치가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통상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면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환율 상승),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나타낼 때 원화 가치는 반대로 올라간다(환율 하락). 하지만 최근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화지수(DXY·세계 주요 6개국의 통화에 대비한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표시하는 지표)가 떨어지는 경우에도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환율 변동성은 지난해 3월 0.7%포인트로 장기평균(0.5%포인트)을 상회했고, 이후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뛰었던 지난해 11월에는 1.2%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공=한국은행]

이에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원화 환율 변화율 확대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 충격반응분석을 실시했다. 분석결과 내외금리차(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와 무역수지 충격은 환율을 뛰게 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환율을 낮추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외금리차·CDS 충격은 당월, 무역수지 충격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역사적 분해 결과 올해 2월 중 예상치 못한 환율 상승폭의 상당부분(40%)이 무역수지 충격에 의해 설명됐다”면서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연준의 긴축기조 강화 예상도 원화 가치 절하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우리나라처럼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된 태국·남아공·아르헨티나·러시아 등에서도 같은 기간 미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기준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로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환율 변동폭 확대는) 연준과 주요국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린 충격이 컸지만 올해는 금리인상폭이 완화되면서 무역수지 적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조사국 전망대로 하반기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로 간다면 그 영향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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