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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대부’ 1조달러의 사나이가 ‘이 옷’만 고집하는 이유 [투자360]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Jensen Huang). 구글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치면 ‘가죽 재킷(Leather Jacket)’이라는 단어가 자동 완성된다.

그만큼 젠슨 황에게 있어 검은색 가죽 재킷은 그의 정체성을 표시해주는 심벌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실적 발표나 포럼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낼 때면 항상 그는 블랙 레더 재킷을 입고 나온다.

그는 얼마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죽 재킷은 나의 상징”이라며 “매년 아내가 새로운 가죽 재킷을 사주고 그것을 1년간 중요한 자리마다 입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일관된 패션 소신이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잡스는 죽기 직전까지 특유의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 패션을 일관되게 고수, 옷 입는 것에 분산되는 주의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자사의 제품이 최대한 돋보이게 되는 효과를 노렸던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또 CEO의 외부로 노출되는 패션이 일관될 경우 기업 이미지에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젠슨 황은 자신의 왼쪽 팔뚝에 엔비디아 CI(기업로고)를 문신으로 새기기도 했다.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일식집에서 회동했다. 둘의 만남은 이 일식집이 두 사람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사와스시 페이스북]

엔비디아는 지난달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젠슨 황 이 서른살 때인 지난 1993년 엔비디아를 창업한 지 꼭 30년 만이다.

그는 어린 시절 대만과 태국에서 지내다가 10살 때인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의 부모는 당시 사회적 불안 때문에 그를 미국의 친척에게 보냈다고 한다. 켄터키주를 거쳐 오리건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황 CEO는 오리건주 주립대에서 전기공학 학사를, 1992년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 졸업 후 반도체 기업 LSI 로지스틱스와 AMD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를 담당하다가 1993년 마이크로시스템에서 그래픽 칩세트를 설계하던 커티스 프리엠, 전자기술 전문가 크리스 말라초스키와 함께 엔비디아를 설립했다.

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그는 중앙처리장치(CPU)가 컴퓨터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당시 앞으로 3D 그래픽 가속 기술이 도래할 것이라 믿고, 3D 게임 시장을 노렸다.

1995년 오디오와 그래픽을 하나로 통합한 형태의 그래픽 카드 'NV1'을 선보였지만,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년 뒤 선보인 두 번째 그래픽 칩인 NV3(리바 128)가 3D 게임 시장 확장과 맞물리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어 1999년 최초의 지포스 제품군인 '지포스 256'(NV10)을 내놓았다. 이는 처음으로 CPU 도움 없이 GPU 자체적으로 3D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엔비디아 주가 추이 [야후파이낸스 자료]

황 CEO는 이를 '그래픽 처리 장치'(GPU)라고 불렀고, 이때부터 GPU는 PC의 핵심인 CPU와 동급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CPU는 직렬 연산 방식을 이용해 명령어를 한 번에 하나씩 순서대로 빠르게 처리하지만, 그래픽 데이터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GPU는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데 특화된 '병렬 연산' 구조를 사용해 많은 그래픽 데이터를 분산 처리한다.

엔비디아는 2006년 병렬 컴퓨팅 플랫폼인 '쿠다'(CUDA)에 이어 2010년 CPU를 대신해 모든 연산 및 처리를 하는 GPU의 범용 연산인 GPGPU를 선보이며 칩 생태계를 확장했다. 이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와 슈퍼컴퓨터에 공급되는 것은 물론,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의 딥러닝에 널리 활용되면서 전 세계 AI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 지분의 약 3.5%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시총이 1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분 가치도 350억 달러(46조3050억원)에 이르게 됐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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