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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파’ 전 연은 총재 “인플레, 전쟁과 기업 이윤추구 때문”
한국은행 BOK 국제컨퍼런스
[출처 한국은행 공식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는 1일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공급차질로 인한 비용 상승과 기업 간 경쟁 완화에 의한 이윤율 상승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3년간 이어졌던 미국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충격을 대비한 완화적 통화정책 때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코처라코타 교수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에 의존하기 보다는 세입 확대나 이전지출 축소 등 긴축적 재정정책도 동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코처라코타 교수는 이날 한국은행이 ‘팬데믹 이후의 정책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2023 BOK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설명했다. 코처라코타 교수는 2009~2016년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FRB·연은) 전임 총재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이었지만 이날 다소 완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코처라코타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미국 고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 위기에 대응한 대규모 재정지출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인한 초과수요가 지목되고 있지만 이들 완화적 정책이 초과수요를 발생시켰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팬데믹 전후 실업률과 실질임금이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완화적 거시정책으로 초과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통화증가가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는 정도를 포착하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코로나 이전보다 0.5%포인트 상승한 데 그쳤다”고 짚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글로벌 교류가 차단되면서 시장 경쟁이 줄어들고 기업들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코처라코타 교수는 “공급부족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기업 이윤이 코로나 위기 이전과 비교해 20% 이상 상승하면서 높은 가격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했다.

코처라코타 교수는 이날 인플레이션 해법으로 기준금리 인상보다 재정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인플레이션에 대해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경우, 일차적으로는 기간 간 대체효과를 통해 현재 시점의 수요를 축소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정부채권의 이자수익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미래 수요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고인플레이션에 대해 이전지출 축소 등 긴축재정으로 대응할 경우 가처분소득 감소를 통해 현재 소비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한 정부부채 축소가 미래 가계의 이자수익을 동시에 감소시키면서 미래 수요도 축소하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코처라코타 교수는 “공급망 개선을 통한 생산비용 감축 및 기업 간 경쟁제고를 통한 공급확대 방안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지난 30여년 간 주요국이 경험한 바와 같이 실질금리가 성장률을 하회하는 상황에서는 물가안정 등 거시경제 안정화를 위해 통화정책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재정정책도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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