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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데…시중·지방銀 계열 캐피털 부실채권 ‘급증’ [머니뭐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출을 제공한 국내 캐피털의 부실 채권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공사 현장.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캐피털업체들의 연체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특히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계열의 캐피털사가 높은 부실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 당국은 여전사 등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지만 9월 코로나 만기 유예시점이 종결되면 고정이하여신 등 부실 채권이 도미노처럼 급증하며 앞으로 더 높은 연체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중·지방은행 계열 캐피털 건전성 악화…KB·JB우리 NPL비율 ↑

31일 각 사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9개 주요 캐피털사(KB·현대·JB우리·우리금융·BNK·신한·DGB·하나·NH)의 1분기 무수익여신잔액은 1조882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005억원)보다 5821억원 급증했다. 무수익여신잔액은 수익이 나지 않고 있는 대출이라는 뜻으로, 자산건전성분류에 따른 고정이하여신채권을 의미한다.

이 중 고정이하여신채권 잔액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B캐피탈이었다. KB캐피탈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채권 잔액은 4244억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9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33%) 대비 1.58%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KB캐피탈의 대출 실행 기준 영업 현황을 살펴보면, 리스사업과 할부금융 부문의 구성비율을 늘린 것이 부실 채권이 늘어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해당 사업들에선 기준금리가 올라갈 때 높은 가산금리가 붙으며 체감금리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같은 효과가 올 1분기부터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또 기업·가계대출을 의미하는 일반대출은 그 비중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69%나 차지하며 고금리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 계열 중 가장 높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인 곳은 JB우리캐피탈이다. 1분기에 전분기(1.55%) 대비 0.45%포인트 증가한 2%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한 JB우리캐피탈은 1분기 1473억원의 고정이하여신채권 잔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88억원 늘었다.

JB우리캐피탈은 기업금융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게 특징이다. 지난 2021년 30.35%였던 JB우리캐피탈 기업금융 비중은 올 1분기 36.52%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을 위해 대출을 내어준 결과다. 특히 이 기업금융에는 기업의 신용을 담보로 하는 일반대출, 대규모 자금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이 포함돼 있다.

금융당국 “관리 가능해” 말하지만…전문가 “스트레스 지속되면 더 위험”

금융당국은 은행과 여전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연체 채권 매·상각, 여신 사후관리 강화, 손실흡수능력 확대 등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각 금융사의 연체율을 살펴보면 은행은 0.33%(작년 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 저축은행은 5.07%(1.66%포인트 상승), 상호금융 2.42%(0.90%포인트 상승), 카드사는 1.53%(0.33%포인트 상승), 캐피털은 1.79%(0.54%포인트 상승)를 기록했다.

하지만 캐피털사의 기업대출·PF 위험성이 낮지 않은 데다 9월 말부터 코로나19 상환 유예 여신의 상환이 개시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선결 정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금융실장과 황보창 연구위원은 “정부의 부동산 지원책과 금융완화책은 단기적으로 PF 부실을 이연시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금융업권별 분석을 진행한 결과, 저축은행의 PF 익스포저 위험이 단기적으로 큰 것으로 판단했으나 부실의 이연 등으로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될 경우 캐피털, 증권사 등 금융업권 간 위험의 차별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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