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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국 중앙은행 대거 매집에 ‘미친 금값’
金통장 한달만에 742억 불어나
작년 주요국 금매수량 사상최대
향후 달러 향방이 최대변수될 듯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을 대거 사들이면서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사이클 정점 기대가 더해지면서 장기적으로 금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투자자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금투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0.01g 단위로 금을 적립할 수 있는 은행 금통장에는 한 달 새 7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3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5928억원이다. 3월 말 5186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742억원이나 불어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값이 크게 오르고 등락을 반복한 영향”이라면서 “앞으로는 차익 실현을 위해 잔액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값 상승 배경으로는 올해 경기 침체를 대비한 주요국의 금 매수,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장신구 소비 증가, 미국 긴축 완화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 등 다양한 요인이 지목된다.

지난해 주요국 통화당국의 금 매수량은 1078t으로,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50년 이후 최대치이자 전년도 매수량인 450t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사이 금 386만온스를 사들였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4월 말 인민은행의 금 보유액은 1323억5000만달러로 3월 말(1316억5000만 달러) 대비 7억달러 증가했다.

달러화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달러 가격과 음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금값이 오르고,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달러화 가치가 뛰면 금값도 떨어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국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해 9월 27일 114.106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올해 5월 15일 102.434로 10.2%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에 장기적으로 금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향후 미국 금리 결정에 따른 달러화 향방이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값이 장기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값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달러인덱스”라면서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이 너무 심화됐기 때문에 이것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앞으로 2~3년 내 20%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이 연내 온스당 2100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2069.4달러(2020년 8월)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2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IB) UBS는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금 매입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금값이 연내 온스당 2100달러, 내년 1분기 온스당 2200달러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향후 6~12개월 동안 또 다른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금값을 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다음 달 열리는 미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향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는 금리 동결 전망이 확실시됐지만 최근 연달아 매파 발언이 나오는 게 경계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열린 미국가스협회 포럼에 참석해 “올해 두 번의 추가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며 “차라리 일찍 (금리 인상)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같은날 CNBC 방송에 출연해 “6월에 금리를 더 올릴지, 아니면 (금리인상을) 건너뛸지를 놓고 거의 팽팽한 상태”라면서 “일부 위원들은 건너뛰자고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신호를 주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2000년 5월과 2006년 6월, 2018년 12월 미국 금리인상이 중단된 이후 금 가격이 상승한 만큼 FOMC를 전후로 금 가격은 등락을 반복할 전망이다.

최근 금값은 온스당 200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온스당 1816.81달러를 기록한 금값은 4월 말 1984.44달러, 지난 4일 2038.39달러로 2000달러를 넘은 뒤 23일 다시 하락해 1961.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문헤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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